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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독인 인식 조사결과와 한국 근본주의자들과의 차이

미국 50개 주에서 35,000명 이상의 성인을 대상 인식 조사 결과

by KEN

미국 기독교인들의 종교관과 사회문화적 지향한국의 일부 기독교 신학관과 비교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검토가 될 것이다. 특히 최근 한국 개신교 신학이 보여주는 급격한 우경화 현상이, 근본적으로 미국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의 인식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극우 개신교 단체와 개인들이 내세우는 두 가지 핵심 주장, 즉 북한과 관련된 정치적 입장 및 특정 사회적 이슈에 대한 견해(예: 북한 및 중국에 대한 반감,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 혐오 등)가 실제 미국 복음주의자들의 종교적·문화적 인식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먼저 한국 개신교의 신학적 기반과 미국 복음주의자들의 실제 종교관 조사 결과를 각각 살펴, 양자 간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알아보는 작업은 사회 현상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작업이라고 하겠다.

(다만, 미국 조사 결과는 편역자의 가치판단을 보류하고 결과 중 필요한 몇 개 토픽만 인용한다. 구체적 조사결과 전문은 해당 사이트의 원문을 참조하시길 요청드린다.)



I. 한국 개신교 근본주의의 신학적 출발과 그 근간 (개괄)

신학적 뿌리

한국 개신교 근본주의의 신학적 기원은 19세기 말~20세기 초 서구(특히 미국)의 보수적 개신교 신학에 근본을 둔다. 주로 미국의 근본주의 운동(Fundamentalism)보수주의 신학(conservative theology), 특히 프린스턴 신학교(구 프린스턴 학파)의 전통을 기반으로 한다.


주요 신학적 배경 및 영향

프린스턴 신학

19세기 프린스턴 신학교의 찰스 핫지, 벤저민 워필드 등의 신학자들이 강조한 성경 무오성(Inerrancy of Scripture)을 핵심으로 삼는다. 성경의 문자적 해석과 권위를 강조하며, 자유주의 신학과 비판적 성경 연구방법을 반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근본주의 운동의 영향

1910년대 미국에서 『근본들(The Fundamentals)』이라는 소책자 발간을 통해 자유주의 신학에 대응한 신앙 운동에서 비롯된다. 성경 무오성, 그리스도의 신성, 동정녀 탄생, 속죄 교리, 예수의 육체적 부활, 재림 등을 근본 교리로 규정하고 이를 강조하고 있다.


한국 개신교 근본주의의 신학적 특징

① 성경 무오성: 성경의 무오성, 영감성, 권위를 절대적으로 강조한다. 역사비평적 접근을 경계하고, 문자적이고 전통적인 성경해석을 중시한다.

② 문자적 해석: 성경의 역사성과 기적적 사건들을 문자 그대로 신뢰하고 받아들인다. 성서 비평학이나 현대적 재해석에 부정적이다.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려 하니 지구의 탄생이 6천 년 되었다는 비과학적이고 반지성적인 소위 창조과학과 같은 주장을 하는 자들이 등장한다.)

② 신학적 보수성 및 자유주의 신학에 대한 반감: 자유주의 신학, 역사비평적 성경해석을 명확히 거부한다.

③ 종말론적 관심: 그리스도의 재림을 강조하며 세상 종말론적 사건에 집중한다. 역사적이고 문자적인 종말론적 이해가 강하다. (소위 세대주의 전천년설 즉, 예수 재림과 동시에 신자는 휴거 되고 그 이후 7년의 환란과 천년왕국이 도래한다는 종말론적 신앙관이 주류를 형성한다.)


한국에서의 전개 과정

한국 개신교는 초기 선교사들의 영향으로 보수적 신학이 주류였으며, 특히 미국 북장로교, 남장로교, 감리교 등의 보수적 선교사들이 한국 근본주의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세기 초반부터 자유주의 신학(비판적 성경 해석, 과학적 접근 등)이 한국에 소개되자, 이에 대한 반발로 근본주의가 더욱 견고하게 자리 잡았다. 20세기 중반 이후, 미국의 근본주의 및 복음주의 운동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으며 발전했다.


결론적으로,

한국 개신교 근본주의는 미국 개신교 근본주의 운동의 보수적 신학 전통(성경 무오성, 문자적 성경 해석, 자유주의에 대한 반감)을 근본으로 하여 형성되고 발전하였다. 그 신학적 뿌리는 주로 프린스턴 신학의 성경 무오성과 근본주의 교리에 근거하고 있다.



이러한 것을 바탕으로 한국의 극우 개신교 단체와 개인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주요 주장을 살펴보자.


성경 문자주의와 절대적 권위 강조: 성경을 절대적이고 문자적인 무오한 진리로 간주한다.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고 실천할 것을 주장하며, 비판적·역사적 성경 해석을 부정하거나 거부한다.


강력한 반공 이데올로기: 북한 체제는 반기독교적이고 악이라고 간주하며, 북한과의 대화나 협력을 비판한다.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는 악의 세력이며, 이를 반대하는 것이 신앙적 의무라고 주장한다.


정치적 보수주의와 친미주의: 정치적으로 미국 중심의 외교·군사적 동맹을 적극 지지하며, 친미주의를 강조한다. 진보적 정치 세력을 반미·친북으로 비난하고 배격하는 태도를 보인다.


배타적인 종교관과 타종교 비판: 개신교의 유일성을 강조하며, 이슬람이나 가톨릭 등 타종교에 대해 배타적이고 비판적이다. 특히 이슬람교의 유입에 강력히 반대하며, 다문화나 종교 간의 공존에도 적대적이다.


사회적 보수주의와 반성소수자·젠더 운동: 동성애 반대, 차별금지법 반대, 페미니즘 반대 등을 중요한 사회운동으로 간주한다. 전통적인 가정 질서와 성 윤리를 주장하며, 이를 위협하는 모든 운동이나 법안을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저지한다.


극단적 종말론과 종말론적 역사관: 말세와 종말론을 강조하며 현실 정치 이슈를 종말론적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주장한다. 특히 현대 사회를 영적 전쟁 상황으로 규정하고, 자신들의 운동을 신의 뜻을 수행하는 것으로 정당화한다.


친이스라엘주의와 종말론 강조: 성경 예언의 문자적 성취로서 이스라엘의 회복과 지지를 강조한다. 종말론적 관점에서 국제정치적 사건들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며, 이는 종말론적 세계관과 깊이 연관된다.


이러한 신앙적이고 주술적인 신념을 바탕으로 한국의 극우 개신교 단체와 개인들은 트럼프나 윤석열 같은 정치 지도자를 하나님의 섭리나 뜻의 실현자로 여기고, 그들의 도덕적 결함이나 윤리적 문제를 신앙적으로 정당화하면서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는 정치적 지지의 근거를 신앙적으로 정당화할 뿐 아니라, 때로는 주술적이고 신비주의적인 논리를 동원해 리더의 잘못마저 신성한 섭리의 일부로 인식하고 수용하는 경향을 드러낸다.


[참고서적] 『나라, 권력, 영광』_팀 앨버타, 『권력과 교회』_김진오, 『한국 개신교 근본주의』_배덕만, 『혐오와 한국교회』_권지성 외, 『역사비평의 도전과 복음주의의 응답』_크리스토퍼 M. 헤이스 등




위의 내용을 고려할 때, 아래에서 제시된 미국 기독교인들의 종교관 및 사회문화적 지향을 한국의 일부 기독교 신학관과 비교하는 작업은 매우 유의미한 검토가 될 것이다. 특히 이를 통해 한국 개신교의 신학적 입장이 얼마나 급격히 우경화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II. 미국 기독인들의 종교 성향 조사


아래 자료의 출처: https://www.pewresearch.org/religious-landscape-study/


Pew Research Center의 ‘Religious Landscape Study’는 미국 성인의 종교적 소속, 신념, 실천, 사회·정치적 견해,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조사한 대규모 연구.
2007년, 2014년, 2023-24년에 걸쳐 미국 50개 주에서 35,000명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



2024년 기준 미국인의 종교성

- 미국 성인의 62%가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응답: 40%는 개신교, 19%는 가톨릭, 3%는 기타 기독교인.

- 29%는 무교: 5%는 무신론자, 6%는 불가지론자, 19%는 종교적으로 "어느것도 믿지 않는다"라고 응답.

- 7%는 기독교 이외의 종교에 속해 있다: 2%는 유대인이고, 1%는 각각 무슬림, 불교 또는 힌두교(모든 수치는 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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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신념과 종교적 행위 조사

- 미국 성인의 44%는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기도한다고 말한다. 2007년 이후 크게 감소했지만, 이 측정치는 2021년 이후 44%에서 46% 사이를 유지.

- 33%는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예배에 참석한다고 응답. 2020년 이후, 이 비율은 30%대 초반을 마크.

-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 기독교인76%만이 하나님의 존재를 확신한다고 답한 반면, 종교적으로 무소속인 사람들 중에서는 27%가 신의 존재를 믿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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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영적이고 초자연적인 관점을 가짐. 예를 들면,

- 86%는 사람들이 육체 외에 영혼이나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 83%는 신이나 보편적인 정신을 믿는다.

- 79%는 자연 세계 너머에 영적인 무언가가 있다고 믿는다.

- 70%는 천국, 지옥 또는 둘 다 믿는다.


다만, 여기서 관심이 가는 것은 미국의 개신교인들 중 특히 복음주의 전통에 있는 대부분의 교단에 속한 기독교인들 중에서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 사람이 76% 정도라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향후 몇 년 동안 우리는 몇 가지 이유로 미국 대중의 종교성이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 젊은 성인들은 노인들보다 훨씬 덜 종교적이다.

- 종교적 양육의 "끈끈함"이 감소 추세: 노인들에 비해, 매우 종교적인 양육을 받은 젊은 계층은 성인이 되어도 여전히 매우 종교적이나, 비종교적으로 양육된 젊은이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

- 미국 성인의 35%만이 어린 시절부터 종교 생활, 이는 비신자 비중의 증가 및 기독인의 감소로 이어짐.

- 개신교의 주요 교파의 신자수는 지속 감소.
.. 복음주의 개신교도들은 현재 미국 성인의 23%를 차지, 이는 26%에서 3%P 감소

.. 주류 개신교도는 미국 성인의 11%를 차지, 이는 18%에서 7%P 감소한 수치.

.. 흑인 개신교도는 미국 성인의 5%를 차지, 이는 7%에서 2%P 감소한 수치.

- 종파가 없는 개신교도의 비율이 증가.

- 주류 개신교 교파(침례교, 감리교, 루터교 및 기타 포함)는 전체 인구수 축보 비율 수준으로 감소.

- 연합감리교회는 2007년 5%에서 3%미만으로 2%P 이상 감소.


또 다른 추세 패턴

- 성별: 미국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더 종교적으로 나타난다.

- 정치적 이데올로기: 자유주의자의 비율은 2007년 이후 62%에서 37%25%P 하락.

.. 자칭 보수주의자 중 기독교인의 점유율은 89%에서 82%로 7%P 하락.

- 이민 신분: 미국 이민자의 다수(58%)는 기독교인이다. 외국 태생 성인의 약 4분의 1은 무신론자이며, 14%는 (무슬림인 4%, 힌두교인 4%, 불교인 3%를 포함하여) 다른 종교에 속한다.



성적지향: 미국 인구의 67%는 동성애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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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는 동성애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얘기하는 이성애자의 64%, 동성애자의 98%, 양성애자의 94%가 동성애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응답

.. 이성애자 중 기독교인 비중은 66%

.. 게이(혹은 레즈비언) 중 34%가 기독교인.

.. 심지어 양성애자 중 27%가 기독교인임.

스크린샷 2025-03-06 오후 5.25.40.png 미국인 동성애/양성애자의 기독교인 비중 (34% / 27%)


동성 결혼에 대한 지지: 종교적으로 무소속인 사람들의 85%가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반면,

기독교인의 54%가 동성 결혼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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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이러한 데이터는 미국 사회에서 종교의 역할과 그 변화 추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 특히, 종교적 무소속자의 증가와 같은 변화는 사회적 가치관의 다변화와 개인주의적 경향의 확산을 반영. 또한, 종교와 정치의 연관성은 정책 결정과 사회 통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울러 성적 지향 등은 한국의 상황과 대비되어 데이터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종교가 사회 구조와 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기타 자세한 조사 분석 자료는 Pew Research Center의 ‘Religious Landscape Study’의 원본을 참조하실 것을 권한다.

https://www.pewresearch.org/religion/2025/02/26/religious-landscape-study-method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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