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소선지서 중 아홉 번째인 '스바냐'서를 살펴봅니다.
성경연구주석 구약
■ 주석가 ㅣ 앤서니 겔스턴(Anthony Gelston), 구약학자, 시리아어 전문가
서론
예언자의 족보와 정체성
스바냐는 예언자 중 드물게 네 대에 걸친 족보를 제시한다.
그의 아버지 이름 ‘구시’는 에티오피아인 이름으로 여겨져 이방인일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다른 조상 세 명의 이름이 모두 야웨와 관련된 이름이라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약화된다. 고조부의 이름은 유다 왕 히스기야와 같지만, 만약 예언자가 왕족이었다면 이 점이 강조되지 않은 것은 의문이다. 일부 히브리어 필사본과 시리아어 역본은 ‘히스기야’를 ‘힐기야’로 기록하지만, 이는 예레미야의 아버지나 열왕기하 22장의 대제사장과 동일 인물일 가능성은 낮다. 족보는 예언자의 신분에 대한 실질적 정보를 제공하진 않지만, 동명의 제사장과의 혼동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예언자에 대한 추가 정보는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
작성 시기와 역사적 배경
스바냐서의 연대는 일반적으로 요시야 왕 통치 시기(주전 640–609년)로 본다. 대다수 주석가들은 유다 사회의 상황과 예언자의 개혁 지지 입장이 요시야의 개혁 이전 시기와 잘 들어맞는다고 본다.
2:13에 나타난 니느웨 멸망(주전 612년)의 예고는 이 연대를 더욱 뒷받침한다. 따라서 스바냐는 상대적으로 명확한 역사적 배경을 지닌 예언서로 평가되지만, 확정적 증거보다는 개연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
문학적 구조와 해석의 어려움
첫째, 원래 예언과 후대 삽입 내용을 구분하기 어렵다. 전체 구조가 긴밀하게 엮여 있어 학자 간 합의가 거의 없다.
둘째, 단락 구분이 명확하지 않음. 유일하게 뚜렷이 구분되는 부분은 2:4–15의 민족 심판 단락이다.
셋째, 본문 곳곳에 어휘적·문맥적 난해함이 있어 정확한 해석에 장애가 된다.
스바냐 1:2–2:3
핵심 주제: 하나님의 심판
1:2–3, 18 (보편적 차원의 심판): 인간, 짐승, 새, 물고기까지 포함 (노아 홍수보다도 더 포괄적인 파괴 묘사)
1:4–6 (유다, 특히 예루살렘의 배교에 초점): 야웨를 떠나 혼합주의적 예배를 드리는 백성을 고발
종교적 타락에 대한 고발: 예언자는 요시야 개혁 이전에 행해진 우상숭배와 혼합적 종교 관행을 지적.
‘바알의 남은 자’: 요시야 개혁 이후의 흔적이라기보다는 철저한 제거 염원으로 해석.
1:5a (‘크마림’): 우상 제사장들을 가리킨다. (‘말감/밀곰’: 암몬 신 또는 ‘그들의 왕’. 문맥상 야웨와 병행 숭배되던 외국 신으로 해석)
12절: 백성은 야웨를 무관심한 존재로 치부, 경건함 없이 살아간다.
심판의 이미지
첫 번째 이미지: 희생제사 패러디 (1:7–9)
- 야웨의 날을 ‘희생 제사’에 비유.
→ 백성 자신이 제물이 됨.
→ 예후의 바알 제사(왕하 10:18–28)와 유사한 아이러니.
- 왕이 아닌 왕자와 대신들만 언급됨. (요시야의 미성년기 혹은 그의 경건함에 대한 예언자의 인식 때문일 수 있다.)
- 외국 옷 착용, 문지방 건너뛰기는 이방 관습을 따르던 지배층의 행태를 암시.
두 번째 이미지: ‘야웨의 날’ (1:14–16)
- 이미 아모스·이사야에서 나타남.(아모스는 이 날이 이스라엘 자신에게도 심판의 날임을 강조)
- 스바냐서에서 '야웨의 날' 상징:
.. 어두움: 아모스 5:18, 20과 연결된다.
.. 군사적 패배: von Rad가 말한 성전(聖戰) 전통과 연결.
회개 촉구(2:1–3)
2:1 (‘수치를 모르는 민족’ = 유다를 지칭). 심판이 임하기 전, 회개할 기회가 열려 있다.
2:3 (‘이 땅의 겸손한 자들’을 향한 구체적 호소): 이들은 2:9의 ‘내 백성의 남은 자들’, 3:13의 ‘이스라엘의 남은 자’와 연결된다. 이사야의 ‘남은 자 사상’의 영향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들에게 제시되는 구원은 확정이 아닌 조건적 가능성을 의미한다. “혹시”라는 표현은 아모스 5:15, 요엘 2:14과 유사한 경고적 어조를 나타낸다.
스바냐 2:4–3:20
민족들에 대한 심판 예언 (스바냐 2:4–15)
스바냐서는 소예언서 중 드물게 여러 민족들에 대한 심판 예언을 하나의 단락으로 묶어 담고 있으며, 이는 대예언서(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와 유사한 구성을 보인다. 해당 예언들은 전체적으로 짧고 일부는 근거와 맥락 없이 갑작스럽게 등장하여, 전승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손실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4–7 (블레셋에 대한 심판): 네 도시(가사, 아스글론, 아스돗, 에그론)의 멸망을 예언하며, 유다가 이 해안 평지를 정복하게 될 것이라는 회복의 메시지로 끝난다. ‘그렛 사람들’은 블레셋 내부의 특정 그룹으로 보이며, 전투가 한낮에 끝날 것이라는 묘사는 도시의 약한 저항을 암시한다.
2:8–10 (모압과 암몬에 대한 심판): 이들은 유다를 모욕하고 그 영토를 침범한 죄로, 소돔과 고모라처럼 멸망하고, 그 땅은 유다의 남은 자가 차지하게 된다. 이는 유다의 운명 역전과 하나님의 정의로운 보상을 드러낸다.
2:11–12 (모든 민족과 에티오피아에 대한 심판): 11절은 모든 민족이 야웨를 유일신으로 인정하는 장면을 암시하며, 12절의 에티오피아 예언은 고발 없이 선포만 남아있어 본래 자료 손실 가능성이 있다.
2:13–15 (앗시리아와 니느웨의 멸망): 유다의 가장 큰 적인 앗시리아와 그 수도 니느웨의 파멸이 절정으로 묘사되며, 도성의 오만과 자기만족이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해 조롱과 황폐의 대상으로 바뀐다.
예루살렘과 남은 자 (스바냐 3:1–13)
3장은 민족 심판에서 예루살렘의 죄악으로 시선을 전환한다. 도시는 ‘화 있을진저’라는 심판 예언의 형식으로 비판되며, 2절과 5절에서 분명히 예루살렘으로 지목된다.
3:1–5 (예루살렘의 타락): 세속 및 종교 지도자들의 부패와 정의 외면이 고발되며, 야웨는 공의를 매일 집행하시는 분으로 묘사되어 대조된다.
3:6–13 (심판과 남은 자): 이방 민족 심판을 언급하며 유다의 회개 가능성이 제시되지만 좌절된다. 이후 남은 자들의 정화와 회복이 약속되며, 이들은 겸손하고 정직하며, 야웨의 이름을 의지하게 된다.
회복과 새 시대의 약속 (스바냐 3:14–20)
이 단락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기쁨의 외침으로 시작되며, 공동체(예루살렘)를 향한 하나님의 구원과 현존이 중심 주제로 등장한다.
3:14–17 (회복의 선언): 야웨는 예루살렘 가운데 왕으로 임재하시며, 두려움이 사라지고 구원이 확증된다. 이는 심판 너머의 구원의 시대를 가리킨다.
3:18–20 (운명의 역전): 유다 백성의 고통은 역전되고, 야웨는 흩어진 자들을 다시 모으며 그들을 높이신다. 이는 포로기 이후 회복의 메시지로 해석되며, 스바냐서의 마지막 절들은 후기 편집의 산물로 보이지만 책 전체 구성의 필수 요소로 간주된다.
참고서적
『IVP 성경연구주석 구약』 고든 웬함, 존 골딩게이, 로널드 클레멘츠 외 지음, 2023,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