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9:1–10:22
주석가 ㅣ 캐서린 델 (Katharine J. Dell), 구약학자
첫 번째 주제의 욥의 두 번째 발언 (욥기 9:1–10:22)
발언의 성격과 중심 주제
욥은 보상 교리(의인은 보상받고 악인은 징벌받는다는 전통 신학)를 정면으로 문제 삼습니다.
하나님의 압도적인 권능과 불가해한 행동에 대해 깊은 회의를 드러낸 것입니다. 욥은 하나님과 법적 논쟁을 시도하고 싶어 하지만, 불공평한 위치를 통감합니다. 인간의 삶과 고난, 하나님의 초월성과 인간의 무력감을 교차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9장: 하나님과 논쟁하고 싶은 욥의 고뇌 (9:1–35)
하나님의 권능에 대한 인정과 아이러니 (9:1–12)
9:1–12: 욥은 하나님의 절대적 지혜와 권능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느낍니다.
- 하나님은 창조 세계를 다스리시는 분이지만, 인간에게는 도달할 수 없는 존재로 남아 있으며, 심지어 설사 의인이라 하더라도 하나님 앞에 변론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 하나님의 압도적 능력은 때로 불가해하고 파괴적인 방식으로 나타나며, 인간은 이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죠.
법정 비유와 인간 존재의 무력감 (9:13–24)
9:13–24: 욥은 하나님을 재판관에 비유하면서, 인간이 하나님 앞에 설 수 없는 법적 불공평성을 강조합니다.
- 심지어 무죄한 자도 하나님께 조롱받을 수 있으며, 하나님은 악인의 지배조차 허락하신다고 비판합니다.
- 재판관들의 눈이 가려진다는 말은 사회적 부정의를 신적 방관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생의 덧없음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9:25–35)
9:25–28: 욥은 자기 생애의 무상함을 탄식하며, 날들은 조각배처럼, 독수리처럼 빠르게 지나간다고 표현합니다.
- 고통을 잊으려 해도, 하나님께서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히신다는 절망을 토로합니다.
9:29–35: 욥은 하나님 앞에 대등한 관계에서 변론할 수 있는 중재자가 없음을 한탄합니다.
- 중재자가 있다면 자신의 무죄를 당당히 밝힐 수 있을 것이라 소망하지만, 현실은 불공평하고, 두려움과 고통으로 점철되어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10장: 욥의 고발과 하나님을 향한 질문 (10:1–22)
고난의 이유를 묻는 욥 (10:1–7)
10:1–7: 욥은 하나님께 자신의 죄를 밝히라고 요청합니다.
- 그는 자신이 특별한 악을 행하지 않았음에도 벌을 받고 있다는 데 확신을 갖습니다.
- 하나님이 인간처럼 편견과 근시안적인 판단을 하시는지 묻고 있습니다.
창조와 파괴의 모순 (10:8–17)
10:8–12: 욥은 하나님이 세심하게 자신을 창조하신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 그러나 지금은 그를 부수고 멸하려 하신다며 창조주에 대한 아이러니를 강조합니다.
10:13–17: 하나님의 숨겨진 의도에 대해 불신을 드러냅니다.
- 하나님은 인간의 죄를 찾으려 들며, 설사 무죄하더라도 고의적으로 괴롭히신다고 주장합니다.
- 하나님의 관심은 더 이상 보호나 축복이 아니라, 감시와 억압으로 전락했다고 본 것입니다.
삶의 무의미함과 죽음의 소망 (10:18–22)
10:18–22: 욥은 다시 죽음의 안식을 갈망합니다.
- 자신은 태어나지 않았어야 했으며, 차라리 스올(죽은 자들의 땅)로 빨리 가서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 스올은 어둠과 혼돈, 무질서의 영역으로, 삶보다 오히려 더 나은 안식처로 그려집니다.
신학적 평가
욥은 보상 교리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를 제기하며, 인간의 고통과 하나님의 정의 사이의 모순을 정면으로 파고듭니다. 하나님의 권능을 인정하면서도, 그 권능이 인간을 억압하고 고통스럽게 만든다면 찬양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를 질문합니다.
욥의 관점은 전통적 신정론(선한 자는 복 받고 악한 자는 벌 받는다)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고난이 도덕적 질서의 붕괴를 증명하는 것처럼 느낀 것이죠.
요약하면, 욥은 신앙의 언어를 통해 신앙의 전통에 반기를 드는 독특한 고뇌의 여정을 걷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참고서적
『IVP 성경연구주석 구약』 (오경・역사서・시가서)_고든 웬함, 존 골딩게이, 로널드 클레멘츠 외 지음, 2023,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