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근의 〈평롱〉
AI와 함께하는 음악 감상
조금은 여유를 되찾은 토요일,
문득 한국 보컬리스트의 노래가 듣고 싶어 졌습니다.
몇 곡 찾아 듣는데, "이게 재즈야!" 소리치는 듯 감정이 과한 곡들이 많습니다.
그런 곡들은 끝까지 듣기가 어렵죠. 확실히 취향이 갈립니다.
그런 가운데 유독 제 귀를 붙잡는 곡이 있더군요.
처음 듣는 곡이었습니다만, 묘한 끌림에 여러 번 되풀이해서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봉근의 〈평롱〉은 2022년 발매된 첫 정규 앨범 《HYANGGA》의 수록곡으로, 작사·작곡·보컬을 모두 이봉근이 직접 담당했습니다. 이 곡은 국악과 재즈의 크로스오버를 기반으로 하며, 피아노(Andy Kim), 콘트라베이스(김인영), 드럼(김성화), 기타(정재욱)의 연주로 편곡되었습니다. 앨범 전체는 이봉근의 "감정의 여정"을 서사적으로 풀어낸 콘셉트로, 전통과 현대를 융합한 실험적 시도를 보여줍니다.
〈평롱〉의 곡명 자체는 국악의 음계 중 하나인 평롱調에서 가져온 이름으로, 전통 궁상각치우(宮商角徵羽)의 음계에서 특정한 분위기를 함축합니다. 가사는 한국 전통의 미학, 즉 ‘한(恨)과 흥(興)’의 결합을 담아내며, 절제된 언어 속에서도 감정의 농도가 깊게 배어 있습니다.
가사
별빛을 매개로 한 은유적 표현이 두드러지며, "별 하나에 살아온 추억", "별 둘에 사연의 사랑" 등 계절별 천체 이미지를 통해 인생의 순간들을 노스탤지어로 재구성합니다. 가사는 고백적 어조로 쓸쓸함·동경·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등 보편적 정서를 직설적이면서도 시적으로 전달합니다. 물론 듣는 이에게 정서적 공명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음악적 구조와 편곡
〈평롱〉은 전통 국악의 장단과 음계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곡입니다. 특히 정악(靜樂)의 정제된 형식미를 바탕으로 하지만, 현대 감상자들에게는 약간의 미니멀리즘적 질감으로도 들릴 수 있어 보습니다.
장단: 느린 중모리나 중중모리 장단을 연상시키며, 고요하게 흐르는 리듬 위에 보컬의 선율이 실려 있습니다. (5/8 박자의 재즈 리듬에 전통 선율을 입힌 듯 합니다.)
음계: 전통 국악에서 흔히 사용하는 평조(平調)나 우조(羽調)의 음계 느낌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경험을 줍니다.
편곡: 기타로 시작된 음악이 드럼과 콘트라베이스가 구축한 리듬 섹션은 곡의 주행을 유지하는 한편, 피아노의 아르페지오가 별빛의 반짝임을 연상시키는 음향적 이미지를 생성합니다. 기타 솔로 구간에서는 블루스 벤딩 기법이 한국적 한(恨) 정서를 재해석하는 접점으로 작용합니다.
보컬
이봉근의 목소리는 한국 국악계에서 독보적입니다. 판소리의 창법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단순한 소리꾼의 영역을 넘어 감성적 울림을 확장해 나갑니다. 전통 소리꾼 출신의 호흡 기술이 재즈의 즉흥성과 결합되어, 감정의 고조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점이 두드러집니다.
창법: 전통 판소리의 공명감, 강약의 미묘한 조절, 밀고 당기는 시김새(국악의 장식음)를 통해 곡의 긴장과 해방을 주도합니다.
음색: 맑고 투명하지만 단단한 질감을 가진 목소리로, 고음에서는 가슴을 파고드는 듯한 울림, 저음에서는 푸근한 안도감을 줍니다.
해석력: 단순히 가사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곡의 정서적 기승전결을 감정적으로 실어 나르며, 청자의 몰입을 유도합니다.
〈평롱〉은 이봉근이 가진 ‘전통과 현대의 접목’이라는 예술적 지향을 표현한 곡입니다. 국악의 본질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현대적인 감각과 미니멀한 세련미를 덧입힌 이 음악은 단순히 전통음악 애호가들에게만이 아니라, 다양한 음악적 취향을 가진 듣는 이들에게도 충분히 울림을 줄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토요일,
그 여유로움 가운데에 우리 정서가 접목된 재즈 앨범을 감상해 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래 이봉근의 앨범 《HYANGGA》 전곡을 링크해 드립니다.
(참고로 제게는 평롱 이외에는 제 취향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이긴 합니다... ^^;;;)
1. 풍요
2. 평롱
3. 이 밤은 길어요
4. 처용
5. 공무도하
6. 스토크
7. 향가
8. 헌화가
[참고]
자료 서치: Genspark, Felo, Perplexity, Liner, ChatGPT, Clau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