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Jazz] 사랑의 속삭임
⟪Amado Mio⟫ Pink Martini ft. Storm Large
무더위 때문이었을까요?
오늘따라 유독 귀에 착 감기는 음악이 있습니다.
비록 재즈 꼭지에서는 조금 벗어나는 곡이라 살짝 망설여지긴 합니다만,
꼭 재즈여야만 하나요?
즐길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죠?
멋진 라틴 스탠더드 한 곡, 함께 들어보시죠.
⟪Amado Mio⟫ by Pink Martini ft. Storm Large
유튜브 2011년 9월 시애틀 라이브 Amado Mio - Pink Martini ft. Storm Large
유튜브 '예쁜유라화이팅' 채널에 공유된 연주 실황(한글가사) (실황 영상)
원곡
〈Amado Mio〉는 원래 1946년 영화 길다(Gilda)의 삽입곡으로, 리타 헤이워스(Rita Hayworth)가 무대 위에서 선보인 장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노래한 이는 리타 헤이워스가 아니라, 더빙을 맡은 가수 아니타 엘리스(Anita Ellis)라는군요. 작곡은 이탈리아 출신의 작곡가 도리스 피셔(Doris Fisher), 작사는 앨런 로버츠(Allan Roberts)가 맡았으며, 라틴풍의 관능적 멜로디와 로맨틱한 가사로 인해 이후에도 수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해 온 스탠더드 넘버입니다.
Pink Martini
Pink Martini는 1994년 포틀랜드에서 토마스 로더데일(Thomas Lauderdale)이 창단한 12인조 "소 오케스트라"로, 클래식 팝, 라틴, 재즈, 샹송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월드뮤직 밴드입니다. 이들의 1997년 데뷔 앨범 "Sympathique"에 수록된 "Amado Mio"는 원곡의 로맨틱한 정서를 유지하면서도 더욱 풍성한 오케스트레이션과 현대적 감각을 더했습니다.
특히 Storm Large가 보컬을 맡은 이 버전은 원곡의 느릿하고 관능적인 정서를 유지하면서도, 보다 현대적인 세련미와 긴장감 있는 드라마성을 가미한 것이 특징입니다.
편곡 측면에서는 원곡의 라틴 리듬 구조를 유지하되, 탱고와 보사노바의 기운이 가미되어 있으며, 스트링과 브라스의 어우러짐이 사운드를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피아노와 퍼커션은 곡의 기본 리듬을 유연하게 지탱하고, 마치 극장 무대에서 펼쳐지는 연극처럼 곡 전반에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Storm Large
Storm Large는 2011년 Pink Martini와 첫 협업을 시작한 파워풀한 보컬리스트입니다. 그녀는 2006년 CBS의 "Rock Star: Supernova"에서 전국적 명성을 얻었으며, 록, 팝, 재즈를 넘나드는 다재다능한 아티스트입니다.
이 곡에서 그녀는 단순한 "노래 부르기"를 넘어서, 무대 위에서 한 여성의 감정과 욕망을 "연기하듯" 노래합니다.
단어 하나하나에 감정의 질감을 섬세하게 실어, 곡의 에로틱하고 연극적인 분위기를 완벽하게 구현합니다.
그녀의 음색은 때로는 부드럽고 달콤하다가도, 어떤 순간에는 낮게 깔리는 강한 울림으로 전환되어 청자를 단숨에 사로잡습니다.
가사 내용은 연인을 향한 갈망과 체념, 그리고 사랑의 맹세를 담고 있습니다.
“Amado Mio”는 스페인어로 “나의 사랑, 나의 연인”을 의미하며, 반복되는 이 구절은 사랑의 집착과 헌신이 혼재된 애잔한 정서를 불러일으킵니다.
예를 들면,
"Amado mio, love me forever and let forever begin tonight…”
이 가사는 시간성(영원과 지금)을 교차시킴으로써, 순간에 담긴 영원의 감정을 시적으로 표현합니다.
여기서, 이 음악이 사용된 영화를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겠지요?
찾아보니 주로 넷플릭스 영화에서 사용된 흔적이 있습니다.
- "레드 노티스(Red Notice, 2021)"에 사운드트랙으로 수록되었습니다. (관련 유튜브 영상)
- 넷플릭스 시리즈 "라 카사 데 파펠(Money Heist)" 시즌 4 삽입곡 (관련 영상)
Pink Martini의 〈Amado Mio〉는 원곡의 고전적 아름다움을 보존하면서도, 현대적 감각과 세련된 보컬 연기를 통해 또 다른 예술적 차원을 만들어낸 곡이라는 생각입니다. 무엇보다도 무더운 여름날, 흥겹게 들을 수 있는 멋진 곡입니다.
좋은 사람과 함께, 멋진 음악으로 무더운 여름날을 이겨나가시기를 기원합니다.
평안한 감상되시기를 기대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