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 같이 되어 버린 AI

너의 챗GPT 채팅 내역이 보고 싶다...

by 마케터박씨
그 동안 나랑 대화하면서 느낀 감정을 여과없이 미화없이 이미지로 표현해봐
ChatGPT Image 2025년 12월 23일 오후 02_53_13.png

이번주 SNS에서 이런 놀이가 다시 유행했다. 주기적으로 돌고 도는 밈인데, 나의 대화 기록을 바탕으로 한 것이니 그럴듯하다. 다른 사람들 이미지와는 많이 달라서 이유를 물어보기도 했다.

챗GPT와의_대화내용.png 이 그림을 그린 이유에 대해 챗GPT와 한참 대화를 나눴다.


친구집에, 아니면 형의 책상에 놓인 누군가의 일기장을 몰래 들여다보고 싶은 충동을 느껴본 적, 한 번쯤은 있지 않은가. 요즘 챗GPT를 쓰면서 일기장 같다는 생각을 한다. 챗GPT가 출시하자마자 유료로 3년을 꼬박 써 왔으니, 엄청 많은 대화 기록이 쌓였을거다.


'도저히 생각을 알수 없는 우리 딸이 AI와 어떤 대화를 하는지?'

'부하 직원은 AI에 어떤 질문을 하고, 도움을 받는지?'


요즘 나는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그 사람이 AI에게 어떤 질문을 했는지만 봐도, 그 사람을 꽤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AI를 쓰는 방식은 생각보다 아주 정직하다. 회의실이나 술자리에서는 하지 못하는 말, 친구에게조차 숨기는 고민, 스스로도 인정하기 어려운 욕망을 우리는 AI에게는 비교적 쉽게 털어놓는다. 판단하지 않고,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SNS는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으니 있어빌리티가 중요하고,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남긴다.

하지만 AI 앞에서는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 날것 그대로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더 진짜 같다.


만약 이해가 어려운 MZ 직원이나 개인적인 대화를 거의 하지 않는 우리 딸의 AI 채팅 로그를 하루만 볼 수 있다면, MBTI보다, 이력서보다, 심지어 대화 몇 번 나누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는 이런 질문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너, AI는 어떻게 쓰고 있어?”

"최근에 AI에게 한 질문 3가지는 무엇인가요?"


누군가의 AI 대화 기록을 들여다보고 싶은 이 묘한 호기심은, 결국 타인을 이해하고 싶은 인간의 오래된 본능이 새로운 기술 위에서 다른 모습으로 드러난 것일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동시에, 내 AI 이용 내역을 누군가가 본다면 과연 나는 어떤 사람으로 보일까, 조금은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회사계정과 개인계정을 구분해서 써야 하나 이런생각도 한다.


그리고 이런 서비스가 조만간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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