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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X PLEAT Aug 25. 2023

잘파세대로 보는 케이팝 트렌드

ZALPHA세대가 K-POP을 즐기는 방법 | 한수인 

'잘파(Zalpha)세대'를 아시나요? 

최근 MZ세대 다음으로 떠오르는 잘파세대가 주목받고 있어요. 잘파 세대는 10·20대를 대상으로 하는 MZ의 후속 세대로,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자인 Z세대와 2010년 이후 출생자인 알파 세대를 포함한 합성어예요. MZ세대 중 1980년대 초반에서 1990년대 중반 M세대의 소비 주도력이 줄어들면서,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고 해요!



MZ세대 다음은? 떠오르는 '잘파세대’


잘파세대는 저출산 시대에 부모의 관심과 지원을 듬뿍 받고 자라나 개성과 선호도가 뚜렷하고, 자기주장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어요. 이러한 성향은 자기만족 가치소비로 이어져 명품, 친환경 제품, 젠더리스 제품, 재미를 중시하는 신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어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환경에서 자라난 잘파세대는 최신 기술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디지털 네이티브이기도 합니다.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술을 능숙하게 활용해 틱톡과 같은 숏폼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메타버스와 AI 등의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고 있죠. SNS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고 온라인 놀이 문화를 주도하며, 디지털 미디어와 콘텐츠 소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큰 특징이에요. 전 세계인들과의 소통이 가능한 만큼 글로벌 마인드가 강한 세대예요.


(왼) '뉴진스 치킨 댄스 캠페인'   /   (오) LG그램 스타일 뉴진스 리미티드 에디션'   [출처 : 어도어]

잘파세대의 62.7%가 한국의 가장 자랑스러운 부분을 케이팝으로 꼽을 만큼 케이팝에 대한 이해도와 관심이 높은 세대이기도 해요. 현재 케이팝 시장은 잘파세대의 주요 키워드인 “자기만족, 가치소비, 디지털 네이티브”를 공략해 성공을 거두고 있어요. 아이돌 4세대 시장의 성공 사례, 같이 살펴볼까요?






TV보다 유튜브가 익숙한 세대: 웹예능 시대


잘파세대는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짧은 형태의 콘텐츠를 선호해요. 1-1과 1-2형식으로 30분 내외로 분할된 영상, 짧은 호흡으로 볼 수 있는 웹소설과 웹툰처럼 즐겨 소비한다고 하네요. 
예능은 어떨까요? 예능 역시 러닝타임이 짧은 웹 예능이 잘파세대에게 좋은 반을 끌어내고 있어요. 필요할 때 언제든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형태가 인기가 많다고 해요. 잘파세대는 일정한 형식에 얽매여 있는 긴 TV 예능 보다 게스트의 매력이 잘 드러나는 짧은 웹 예능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2022년 숏폼 콘텐츠 마케팅 리포트   [출처 : 메조미디어]

잘파세대 아이돌들은 어떨까요? 그들 역시 TV 예능보다는 웹 예능 출연을 선호하는 추세를 보여요. 평소에는 보여줄 수 없었던 친숙한 모습을 보이며 팬들에게 친구처럼 다가갈 수 있는 웹 예능을 선호한다고 해요.
지금의 4세대 아이돌들은 대부분 잘파세대로 구성되어 ‘나다움'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어떤 것보다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크죠. 유튜브 채널 이영지의 토크 쇼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에 나온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멤버 수빈은 “데뷔하고 나서 출연한 프로그램 중에서 제일 나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어요. 요즘 잘파세대 아이돌들은 TV 예능보다 ‘나다움’을 잘 보여주고 팬들과 친구처럼 이야기할 수 있는 '웹 예능'을 우선 선택하는 것 같아요.


'프링글스 폭식'으로 화제를 모은 'ITZY' 채령   [출처 : 유튜브 채널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은 아이돌과 웹 예능 간의 유익한 연결고리가 되어주고 있어요.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아이돌들의 웹 예능 콘텐츠는 빠르게 확산되고, 높은 조회수와 댓글을 통해 쉽게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죠. 이러한 실시간 반응은 아티스트가 팬덤 이외의 소비자, 특히 팬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이들에게 자신을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요. 이런 흐름과 함께 웹 예능은 케이팝 시장에서 아티스트의 앨범 출시와 활동을 알리는 필수적인 홍보 수단으로 자리 잡은 거 같아요.

주요 시청자층과 미디어 시장의 변화에 따라 예능 프로그램 역시 기존의 진행 방식을 버리고 잘파세대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짧은 호흡의 전략을 가져가고 있어요. 이 현상은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보여요.



“뉴진스의 하입보이요” 숏폼의 시대


여러분은 “홍대 가려면 어떻게 가나요?"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하고 싶으신가요? 혹시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라고 말한 뒤 춤추고 싶지는 않으신가요? 일상적인 질문에 생각지도 못한 답이 더해져 만들어진 이 밈(Meme)은, 2022년 음악 관련 최고의 밈으로 큰 인기를 끌었어요. 이 밈은 틱톡을 통해 유명해졌는데, 틱톡은 16~24세의 잘파세대가 활동하고 주도하는 플랫폼으로 손꼽히고 있어요. 밈이 빠르게 만들어지고 퍼지는 플랫폼의 특징 때문에 유행하는 음악은 먼저 틱톡에서 인기를 얻은 후에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같은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추세죠. 틱톡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틱톡에서 형성된 밈을 알고 있는 걸 보면 영향력이 대단한 것 같아요. 


(왼) 숏폼별 참여율 [출처: Upfluence]  /  (오) 숏폼 하루 평균 시청 시간 [출처: 대학내일20대연구소 ‘미디어-콘텐츠 플랫폼']

이 대단한 영향력은 타 플랫폼과 차별되는 틱톡의 전략에서 비롯됐어요. 틱톡은 손쉽게 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는 앱 기능을 제공하며 사용자 진입 장벽을 낮추며, 누구나 쉽게 영상을 만들고 업로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어요. 이런 틱톡의 주요 기능은 잘파세대의 참여를 이끌어 짧고 재밌는 영상 제작과 빠른 소비를 가속화하고 있어요.


잘파세대는 숏폼에서 아티스트가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하이라이트 구간이 아닌 부분의 음원을 활용하여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도 해요. 이러한 영상들은 종종 음악의 화제성을 높이며,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가 있어요. 한 이용자가 '큐피드' 영문 버전의 프리코러스(후렴구 직전에 나오는 짧은 소절)를 빠르게 높인 스페드 업(Sped up) 버전으로 만들어 "2023년 최고의 프리코러스"라는 제목으로 게시한 것이 시작이었죠. 이 버전의 음악은 잘파세대가 적극 참여하는 챌린지의 형태로 다양한 게시물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고, 한국 가요계 역사상 ‘데뷔 이후 최단기간 내 빌보드 차트 진입’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큰 화제가 되었어요.


(왼) 15주 연속 빌보드 차트인 '큐피드' [출처 : 빌보드] / (오) 역으로 원작자의 참여를 끌어낸 챌린지 [ 유튜브 채널 : 미선짱] 

현재 아이돌 그룹과 댄스 음악을 하는 케이팝 아티스트들은 신곡을 발표할 때 틱톡을 통해 '댄스 챌린지'를 진행하는 것이 프로모션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어요. 먼저 아티스트와 소속사가 콘텐츠를 만들면, 그것을 본 팬과 플랫폼 사용자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요. 콘텐츠를 주고받으면서 플랫폼에 새로운 콘텐츠가 빠르게 만들어지고 퍼질 수 있게 되죠. 이런 상호작용이 계속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경계가 모호해졌고, 숏폼은 참여와 창조의 공간으로서 확장되었어요.



새로운 케이팝 문화공간: 아이돌 팝업스토어


팬데믹 시대를 벗어나면서 독특한 경험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팝업스토어가 일종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고 있어요. 화려한 외관의 팝업스토어는 특히 SNS를 적극 활용하는 잘파세대에게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죠. 조사에 따르면 팝업스토어를 찾는 이용자의 연령은 10~20대가 64.8%로 가장 높았어요. 이들 중 89%는 '한정판 굿즈를 볼 때 구매 욕구를 더 크게 느낀다'고 응답하며 제품의 희소성을 선호하는 성향을 드러냈고, 잘파세대의 10명 중 8명이 굿즈 구매를 위한 오픈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좌) '르세라핌' 멤버들을 형상화 한 디저트 [출처 : 쎈느] / (우) 캐릭터 회사 산리오 x 'NCT' 콜라보 팝업스토어 [출처 : 산리오]

케이팝 아이돌들의 앨범 발매 시기마다 열리는 팝업스토어는, 팬들에게는 '반드시 가야 하는' 성지로 자리 잡았어요. 단순한 홍보 공간을 넘어서 다양한 체험과 이벤트를 통해 팬과 팬이 아닌 소비자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어요. 팝업스토어는  음악을 듣고, 옷을 입고, 디저트를 먹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의 장으로 자리 잡았죠. 캐릭터와의 협업으로 팝업스토어를 장식해 보는 재미를 더하기도 해요. 

앨범을 홍보하는 새로운 트렌드는 아티스트와 팬들 간의 관계를 더욱 깊게 형성하며 그룹의 홍보와 이미지 향상에 큰 기여를 하고 있어요. 팝업스토어는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은 아티스트와 팬들 뿐만 아니라 더 많은 대중과의 상호작용을 불러일으키며 현재의 케이팝 문화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어요.



버추얼 아이돌, 케이팝의 새로운 파장


언택트 시대의 도래와 함께 '메타버스'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가상 세계와 엔터테인먼트가 융합되는 추세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어요. 이러한 흐름 속에서 SM 엔터테인먼트에서 선보인 가상 아바타 'ae'와 함께 활동하는 메타버스 걸그룹 '에스파(aespa)'의 등장은 가상 아이돌의 시대를 열며 케이팝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어요. 그 이후 '메이브(MAVE:)'와 같이 멤버 전원이 가상 캐릭터로 이루어진 걸그룹, 그리고 기존의 현실 걸그룹 멤버들이 '가상' 걸그룹으로 재데뷔한 '피버스' 등이 등장하며 가상 아이돌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어요.


(좌) 메타버스 걸그룹 '에스파' [출처 : SM 엔터테인먼트]  /  (우) 버추얼 걸그룹 ‘메이브’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아직까지 가상 아이돌 그룹은 일부 마니아층에서만 팬덤을 형성하는 수준이에요. 그러나 최근 10·20세대 사이에서는 가상 아이돌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요. 이는 가상 세계를 현실처럼 경험할 수 있는 기술 발전과 함께 양방향 콘텐츠를 선호하는 10·20세대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어요. 직접적인 참여와 개인적인 소통을 중요시하는 10·20세대는, 실제 세계에서 만나기는 어려운 일반 연예인보다 쉽게 만날 수 있는 가상 아이돌과의 개인적인 소통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보여요.


가상 아이돌이 케이팝 시장에서 새로운 파장을 일으키며 현실 아이돌과 경쟁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예요. 하지만 가상 아이돌의 완성도가 높아지면 어떻게 될까요? 이미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만화 캐릭터나 게임을 기반으로 한 걸그룹이 이미 팬덤을 형성하고 있고, 메타버스와 인공지능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 가고 있어요. 메타버스와 인공지능에 익숙한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대체된다면 가상 아이돌의 인기와 팬덤이 더욱 확대되지 않을까요? 케이팝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있는 가상 아이돌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불러올 혁신을 기대하고 있어요.






앞으로의 케이팝 트렌드?


MZ세대에서 잘파세대로의 소비 주체 전환으로 함께 케이팝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어요. 숏폼과 챌린지를 통한 아티스트와 팬 사이의 상호작용과 트렌드 형성이 더욱 원활해지고, 팝업스토어와 가상 아이돌의 등장으로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케이팝 시장의 다양한 성장 가능성이 드러나고 있어요. 이런 변화들은 케이팝 산업을 지금보다 더 글로벌하고 창의적인 영역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 믿어요. 


우리가 케이팝 시장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함께 많은 가능성을 모색하고 실현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풍부한 방법으로 케이팝을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등장할 거란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케이팝 시장이 어느 포인트에서 어떤 트렌드를 끌어낼지, 그 트렌드는 어떤 모습으로 각 세대의 놀이문화로 자리매김하게 될지 기대하고 있어요. 






창작물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받아들인 창작물에 재미와 공감 요소를 더해 새로운 놀이문화를 창조하는 '밈 생성과 소통의 귀재' 잘파세대 이야기. 잘파세대이자 엑스플리트 첫 인턴 제이가 전해드렸습니다. 아티클 작성에 도움 주신 분들, 재밌게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X 인턴 인터뷰
링크드인 (인터뷰어:  XM김혜원 / 인터뷰이: 인턴 한수인)


표지 자료

‘원하는 나’로 살아볼 수 있는 MZ들의 또 다른 진짜 세계, 메타버스 플랫폼 RO:MONG UX컨설팅 리포트 중
- XPLEAT 2021.06 수행 프로젝트 (메타버스 관련 브런치_IT트렌드 끝판왕, 메타버스)


참고자료
2022년 숏폼 콘텐츠 마케팅 리포트 - 메조미디어
잘파세대 84% “굿즈 구매라면, 오픈런도 좋다” - 이투데이
2022, 지금의 틱톡과 K-팝 - 윤해인, 위버스 매거진, 2022.09.05
하이브가 ‘출장 십오야’에 왜 갔을까 - 이지연, 위버스 매거진, 2022.08.08
[엠포스 마케팅PICK] MZ세대 다음 잘파세대의 부상 - 엠포스, 2022.05.08
K팝 팬덤, 팝업스토어로 몰린다…색다른 오프라인 덕질공간 - 정빛, 스포츠조선, 2022.08.25
매력 만점 버추얼 아이돌...가상 아이돌의 인기 ‘찐’을 넘어서다 - 반진욱, 매일경제, 2022.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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