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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X PLEAT Oct 19. 2021

IT 트렌드 끝판왕, 메타버스

 가상현실 아니고, 복합 현실 메타버스 | 최승일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아마 단어의 기원과 뜻은 제가 굳이 설명드리지 않아도 많이 읽으셨을 텐데요. 엑스플리트에서도 메타버스의 개념을 최고운 연구원이 이전 브런치에서 다뤄본적이 있습니다. 

온택트를 리드하는 MZ세대의 트렌드, 메타버스 (최고운)


당시에도 메타버스는 뜨거운 감자였지만, 최근에 실제 메타버스 서비스를 엑스플리트가 UX 컨설팅을 통해 접해보면서 도출하게된 인사이트와 가치를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왜 주목받는 걸까?


2년 전 시작된 코로나는 많은 불확실성을 불러왔습니다. 반면 IT 산업은 언택트, 리질리언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키워드와 함께 다양한 서비스가 급부상하게 됩니다. 그리고 코로나와 4차 산업 혁명으로 화제가 되었던 산업 키워드들이 어느 순간부터 메타버스라는 개념으로 대체되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습니다. ‘핀테크’, ‘에듀테크’ 등 테크 열풍입니다. 각 산업의 테크 열풍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정보 비대칭’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을 통해 사용자 중심으로 혁신이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메타버스가 테크 열풍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은 정보 비대칭을 최소화하는 혁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거대한 흐름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잠깐 유행하는 현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이 현상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작은 로블록스였습니다. 단순히 애들 장난이라고 생각했던 게임이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주가가 하루 사이 54.4%가 오르면서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게임 기업의 가치가 높은 평가를 받는 일이야 종종 있는 일이었지만, 게임 자체보다 플랫폼으로 시스템과 사용자들의 행태 등 그 현상으로 가치가 인정된 것은 이례적이었죠. 로블록스는 주 이용자의 연령은 낮지만, 로벅스(Robux)라는 게임 화폐를 중심으로 창작자와 이용자 사이에 자연스럽게 경제 활동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스노 클래시라는 소설에서 시작한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로블록스를 통해 경제 활동을 포함한 여러 활동의 대안 현실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뉴욕 증권 거래소 앞 로블록스의 상장을 기념해 걸린 현수막


메타버스는 게임이다?


가능성을 확인했으니, SW부터 HW를 아우르며 다양한 산업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진짜 같은 본인의 가상 3D 캐릭터를 재현해, 신사업 연설에 활용했습니다. 마크 저크버그는 페이스북을 5년 내 메타버스 회사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죠. 엔비디아의 젠슨 황과 페이스북의 마크 저크버그가 메타버스에 대한 관점과 계획을 시사하면서 메타버스가 단순한 마케팅 이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님을 증명합니다.


`GTC 2021'에서 신사업에 대해 연설하는 엔비디아, 젠슨 황의 3D가상 캐릭터(좌) / 호라이즌에서 뉴스 인터뷰를 진행하는 마크저커버그 아바타(우)


이처럼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에 글로벌 기업부터 국내 크고 작은 스타트업까지 메타버스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에게는 메타버스가 어떤 것인지 감이 잘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게임 분야에서 메타버스라는 개념을 마케팅에 적극활용하면서, ‘메타버스는 게임이다’로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현재 제공되는 메타버스 서비스들은 각기 다른 콘셉트/기능을 제공하지만, 어느 하나 대표되면서 설명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어떤 단계로 메타버스가 우리 일상에서 영향을 주게 될 지 예상이 어렵지만, 결코 하나의 생태계가 아닌, 여러 개로 중첩된 메타버스 생태계가 연계되면서 우리 일상에 영향을 주기 시작할 것입니다.



얼마나 증강된 현실감으로 상호작용되는가


성공적인 메타버스를 이야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메타버스의 본질인 증강된 현실감과 상호작용성을 얼마나 제공하는가에 따라 성공이 결정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본질적 요소는 게이미피케이션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메타버스 개념을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조금 더 고민해본다면, 지속적인 콘텐츠 몰입을 위해 현실적인 경험과 능동적인 서사 경험이 가능하도록 인터랙티브 한 이야기로 상호작용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메타버스에는 게이미피케이션이 필수로 제공되어야 합니다. 


이미 많은 산업에서 게임에서 제공되는 사용자 경험을 차용하고 있기 때문에 점차 서비스의 다양한 경험 요소가 ‘게임’스럽게 될 것입니다. 지도 서비스를 볼까요? 기존 2D 중심의 지도가 다양한 요소를 통해 게임처럼 3D로 실제 공간을 구현하고, 경로를 안내하고, 장소에 대한 평가를 보여줍니다. 게임속에서 지도를 보여주는 방식과 매우 닮았습니다. 지도 서비스처럼 게임 속 경험이 실제 경험으로 활용되면서, 게임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 메타버스가 지향하는 모습으로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등장하게 될 메타버스는 콘텐츠 단위가 아닌 플랫폼으로 현실성과 상호작용성을 어떻게 복합 현실로 제공할 것인가 과제가 남아있지만, 분명한 것은 결국 많은 산업이 메타버스로 귀결되면서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사이 순식간에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레코드판과 스포티파이


LP(레코드판과 해드셋), 출처 : Unsplash(좌) / 스포티파이 앱(우)

음악이 평균적으로 4분 정도 길이를 갖게 된 이유를 아시나요? 잠시 TMI를 말씀드리면, 초기 레코드판에서 한 번에 녹음 가능한 음악의 길이가 4분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후 기술의 발전으로 녹음 시간이 늘어났지만, 저렴하게 보급 가능한 레코드판이 선택됐고, 지금까지도 음악의 길이가 4분 정도로 굳어졌습니다.

이렇게 LP에서 테이프, MD, CD, MP3, P2P.. 점차 발전하다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스트리밍이 가능해졌습니다. 더 이상 기술과 환경에 맞춰서 음악을 감상할 필요가 없어지고, 듣고 싶을 때 내 취향에 맞춰서 실시간으로 재생할 수 있게 됐습니다.


메타버스도 비슷합니다. 제공되는 기술과 환경을 고려할 필요 없이, 사용자는 나에게 맞는 플랫폼과 솔루션을 선택하면 됩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커버그는 메타버스를 제2의 인터넷으로 지칭하기도 했습니다. 초기 인터넷이 정보의 접근성을 높인 것이라면, 메타버스는 경험의 접근성을 극대화시키는 것으로 현실 경험의 접점을 메타버스 안에서 물리적 한계 없이 다양하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과도기적인 지금의 상황에서는 명확한 한계도 있습니다. 현실성과 상호작용성을 통해 경험 접점을 잘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실제 경험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은 코로나로 언택트가 당연하게 요구되고 있지만, 이 상황이 끝나면 어떨까요? 그동안 억눌렸던 니즈를 해소하기 위해 진짜 같은 경험이 아닌 진짜 경험을 찾을 것입니다. 언젠가 대부분의 플랫폼과 서비스가 고스란히 메타버스에 귀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혼란도 있을 것입니다. 인터넷이 우리 일상을 발전시키고 긍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반대로 많은 부작용과 디지털 범죄를 탄생시키기도 했으니까요. 메타버스 또한 현실의 어두운 면을 대안 현실 속으로 가져오게 될 수 있습니다. 제2의 인터넷이자 문명인메타버스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변화를 불러오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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