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감벤의 증언과 AI의 침묵

증언 불가능성—AI 이미지의 윤리 3

by 정웅

아감벤은 아우슈비츠 생존자들의 증언을 분석하며, 진정한 증언이란 언어와 경험 사이의 간극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증언자는 자신이 본 것을 완전히 말할 수 없으면서도 말하는 자이다. 이 불완전성이야말로 증언의 진정성을 보증한다.


AI 이미지에는 이 간극이 없다. 그것은 아무것도 '보지' 않았으므로, '보았으나 말할 수 없는' 것도 없다. AI 이미지는 완벽하게 유창하면서도, 증언의 능력은 제로이다. 이것이 역설이다—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으면서도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는 이미지. 증언의 힘은 증언자의 취약성에서 온다. 생존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증언할 때, 그 떨림 자체가 진실의 표식이다. AI 이미지에는 이 취약성이 없다. 그것은 완벽하게 매끄럽고, 완벽하게 유창하며, 완벽하게 공허하다. 완벽함이야말로 AI 이미지의 가장 큰 결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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