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에서 런닝맨 하기!
박물관을 스마트하게 배우기! 스마트 러닝!
박물관은 수집, 조사, 전시, 연구의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교육을 한다.
박물관이 교육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은 박물관의 교육인력이 관람객에게 전시유물을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것 외에도 워크숍을 개최하거나 전시 리플릿이나 도록, 연구 책자를 만드는 일, 대상에 따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을 포함한다. 그리고, 전시를 계획하여 어떤 주제로 유물을 전시하느냐는 것 자체가 하나의 교육이다.
박물관의 직접적인 교육이 아니더라도 박물관은 교육의 장소로서 활용된다. 교사가 학생을, 학부모가 아이를, 체험학습단체와 같은 사설업체에서 개인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을 박물관에서 운영하기 때문이다.
박물관의 전시가 함께 놓인 패널로만 충분히 설명이 되진 않는다. 전시를 보러 오는 대상도 다양하다. 그래서 박물관과 박물관에서 교육을 수행하려는 단체 및 개인들은 대상에 따른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한다.
그중 단연 사람들의 흥미를 끌면서 많이 이용하는 '스마트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있다. 많은 종류가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에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여 미션을 수행하면서 박물관을 탐험하는 형식이다. 그 미션들을 수행하다 보면 사진을 찍기도 하고, 퀴즈를 풀기도 하고, 보물 찾기도 해야 한다.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정보들이 제공된다. 학교 단체관람객들을 위해 모둠별로 아이패드를 제공해 다양한 미션 활동을 모둠별로 진행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박물관뿐만 아니라 박물관을 중심으로 좀 더 넓은 장소를 움직이며 미션을 수행하는 '런닝맨'과 같은 프로그램도 있다.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결국 기존의 종이로 된 활동지의 교육적 내용과 미션을 핸드폰이나 아이패드라는 전자기기를 활용한 활동으로 옮긴 것이다. 물론 종이로 만들어진 한계에서 벗어나 그림이나 3D 영상, 애니메이션, 즉각적인 반응 등은 그 장점이라고 하겠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영상세대'이다. 컴퓨터나 핸드폰으로 자료를 찾아 정리하게 하면 많은 아이들이 글로 된 자료보다는 유튜브의 영상자료를 먼저 찾는다. 잘 정리된 글이 있음에도 영상을 통해 자료를 조사하고 정리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이 어떤 것인지는 다양한 생각들이 있을 수 있겠다. 어쨌든 이런 아이들에게 이런 전자기기를 활용한 스마트 프로그램은 꽤나 매력적이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다!
하지만, 활동지든 스마트 미션이든 결국 그 안의 담긴 콘텐츠가 핵심이다.
교사로서 아이들을 데리고 박물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중요한 것은 재밌느냐의 여부가 아닌 의도한 교육적 결과가 나오느냐의 여부다. 그러다 보니 박물관이나 업체에서 만든 교육프로그램이 교사의 교육적 의도와 맞지 않을 때가 있다. 흥미를 선택하자니 교육에 맞지 않고, 교육을 선택하자니 흥미롭지가 않고. 그렇다고, 복잡한 스마트 프로그램을 교사가 직접 제작할 수도 없고.
이럴 때 어떡해야 하는가? 생각보다 간단하다.
'교육적 의도'만 확실하다면 카카오톡 미션만으로도 많은 예산을 들인 프로그램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경복궁에서 런닝맨 하기!
한 예시를 들어보자.
경복궁에 학생들을 데리고 간 적이 있다.
주제는 '조선의 과학문화유산'이었다. 이미 부여에서 부소산성을 중심으로 한 삼국의 건축과학, 청주에서 고인쇄박물관의 직지를 중심으로 한 고려의 인쇄과학을 경험한 후였다. 이 날 일정은 고궁박물관에서 천상열차분야 지도와 자격루를 중심으로 조선의 천문과학을 오전에 탐구한다. 그리고 오후에는 경복궁에서 모둠별로 경복궁이라는 장소를 대상으로 과학문화유산을 찾는 미션을 제공한다. 경복궁에서 박석, 부시, 앙부일구, 보루각, 풍기대, 건청궁 앞 전기 발상지 등 8개의 장소를 찾아 사진을 찍거나 점프 미션을 수행하거나 퀴즈를 푸는 등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모둠별로 다른 장소에서 시작하되 카카오톡으로 미션을 확인하고, 한 미션이 바르게 수행되면 다음 미션을 제공한다. 미션은 미션별로 그림파일로 핸드폰에 저장해두면 쉽게 각 모둠에게 보낼 수 있다. 교사는 모둠별로 미션을 보내고, 아이들이 힘들어할 때 도움말을 보내고, 미션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해주는 역할을 한다.
경복궁은 2-3시간 정도의 시간을 미션시간으로 하기에 적당한 장소이다. 5-6학년 기준으로 경복궁 리플릿에 있는 지도를 활용할 때 6-7개의 미션을 해결할 수 있다. 처음에는 마음이 급해 무조건 뛰기만 하지만, 미션이 진행되면서 지도의 활용과 역할을 나누어 미션을 해결하기 위한 자료를 찾는 등 의도한 교육적 효과를 보인다. 무엇보다 아이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즐거움이 있어 성취감과 즐거움이 크고, 협력학습의 긍정적 효과가 잘 나타난다.
물론 아이들은 런닝맨 하듯 놀이처럼 하루 종일 재밌게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