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현장체험학습을 계획하는 교사나 학무모를 위한 글
사비, 즉 지금의 부여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금동대향로가 있는 국립부여박물관이 있고,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아름다우나 가슴 아린 과거가 보이는 소정방의 평제탑 글귀가 있는 정림사지오층석탑이 있고, 황포돛배가 있는 구드래항과 백마강, 마시면 삼 년이 젊어진다는 고란사 약수와 삼천궁녀의 이야기가 담긴 낙화암,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의 이야기가 함께 하는 궁남지, 백제의 부흥을 위해 노력했던 성왕의 이야기와 판축 기술을 이야기할 수 있는 부소산성 등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내가 속해 있는 모임 모아재에서는 서울 위례성- 공주 공산성- 부여 부소산성으로 이루어지는 3번의 답사를 계획하여 백제를 답사하기도 하였으며, 시대별 과학 탐방으로 삼국시대의 건축과학(부여) - 고려시대의 인쇄과학(청주고인쇄박물관)- 조선의 천문과학( 고궁박물관의 천상열차분야지도와 자격루) - 조선의 무기 과학( 궁시박물관)을 계획하여 답사하기도 하였다. 여러 차례 학급 아이들과 함께 하는 '박물관에서 놀자'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하였으며, 후원회원 자녀들과 함께 하는 뮤지움키즈, 민주노총오산화성지구협과 함께한 여름숲속학교, 교사 연수, 학부모 연수도 진행하기도 하였다. 그러다 보니 부여를 대상으로 한 여러 가지 버전의 프로그램이 있다.
오늘 소개할 프로그램은 2016년에 뮤지움키즈를 운영할 때의 교육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참가학생을 모둠별로 나누고, 이 모둠의 아이들이 지도를 들고 6곳의 장소를 스스로 찾아가는 것으로 운영된다. 그 6곳의 장소마다 활동과제(미션)가 주어지며, 교사는 어떤 관여도 하지 않고 모둠을 따라다니기만 하면 된다. 배도 타고, 모둠에서 의논하여 밥이나 간식도 알아서 사 먹고, 이동경로도 스스로 결정한다. 입장료, 식비 , 버스비 등 모든 경비 또한 아이들이 결정한다. 냉면을 사 먹는 모둠도 있고,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에 바나나우유를 사 먹는 모둠도 있다.( 함께 후미에서 따라다니는 교사의 경비 또한 아이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교사들이 작은 컵라면 하나로 하루 종일 견뎌야 하는 불쌍한? 동료 교사도 있었다). 부여라는 도시는 능산리고분군을 제외하고는 다 걸어서 이동할 수 있어서 이러한 미션이 가능하다. 또한 6군데의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미션 결과물을 합치면 부여를 소개하는 자료이자 모둠별 활동자료를 제작할 수 있다. 또한 스크래치 카드를 이용하여 각 모둠별로 약간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하였다.
부여에서의 이러한 프로그램은 다른 도시에서나 또는 큰 박물관에서 쉽게 응용이 가능한 프로그램이며, 비슷한 프로그램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사용한 적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여러 가지 버전 프로그램( 현재 5학년 2학기 프로그램과 6학년 1학기 프로그램으로 학년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기 - 규칙
아이들은 정해진 6군데의 post를 찾아서 그곳에서 미션을 수행한 후 집결지로 가장 먼저 도착하는 모둠이 우승 모둠이 된다.
아이들이 가야 하는 곳은 궁남지, 국립부여박물관, 능산리고분군, 구드래항과 고란사, 낙화암과 군창지, 정림사지오층석탑이다. 출발지 및 집결지는 부소산성 앞 관광안내소로 정했다. 왜냐하면 스스로 관광안내소에서 관광안내지도를 받아서 지도를 보고 각 장소를 찾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각 post에 도착했을 때 스크래치 카드를 지급한다. 스크래치 카드에는 아이스크림 제공권, 에너지 보충권 ( 자유시간 제공), -미션 1 클리어권, 꽝, 용돈 추가권(5000원), 간식 타임(소세지, 과자)이 있었는데 특별히 - 다른 모둠 강제 휴식(20분간)권도 있었다.
그리고 12시 30분이 되면 무조건 점심식사를 하러 가야 한다는 규칙도 두었다.
다른 모둠 강제휴식권이 나왔다. 그래서 다른 모둠은 이동을 하다가 그 자리에 철퍼덕 주저앉아 20분을 쉬어야 했다. 20분 쉬고나더니 나머지 모둠은 마음이 급해지면서 빨리 이동하기 시작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기- 미션
공통 미션과 개별 미션으로 진행했다.
공통 미션은 모둠원 모두가 나오도록 사진 찍기와 '여기는 ---하는, 또는 ---이 있는 --입니다'라고 모둠원이 동시에 외치는 영상을 찍는 것이다. 그리고 개별 미션은 각 장소의 특징에 맞게 부여했다. 공통 미션과 개별 미션을 아이들이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관광안내지도의 지식을 적극 활용하도록 안내하고 버스에서 부여로 가면서 충분히 안내하기도 하였다.
개별 미션은 아래와 같다.
가) 궁남지 : 점프 미션
나) 국립부여박물관 : 금동대향로 자세히 보기
다) 능산리고분군 : 성왕과 의자왕 무덤 찾기
라) 구드래항+고란사+조룡대 : 배 타기, 고란사에서 삼년약수를 마시고 젊어진 기쁨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영상 찍기(한 명씩 모두),
마)정림사지오층석탑 : 포토라인에서 개별 사진 찍기(모두 다른 포즈로), 백제정벌탑 글씨 찾기(관련 내용은 버스에서 설명)
바) 낙화암 : 인터뷰하기( 계백장군, 의자왕, 김유신, 백제 궁녀 등이 되어 인터뷰하기 / 질문(낙화암에 오시니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 차례대로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며 대답하는 형식)
아이들에게 모든 예산을 줬고 스스로 용돈 출납부를 썼다. 그 돈으로 배도 타고, 밥과 간식도 사 먹었다.
백제를 소개하는 ucc가 뚝딱!
이렇게 공통 미션과 개별 미션을 나중에 연결만 하면 부여를 소개하는 멋진 ucc가 만들어진다.
조금 더 이야기하기!
이 프로그램은 여러 차례 사용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진행할 때마다 아이들, 교사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여러 번을 운영하다 보니 재밌는 일화 또는 변화가 있었다.
첫 번째는 아이들의 변화다. 이 프로그램을 처음 할 때는 아이들이 지도를 가지고 다녔지만, 아이들은 끊임없이 길을 지나가는 어른들에게 물었다. 부여의 어른들은 이 아이들을 너무 귀여워했다. 능산리행 버스를 탈 때는 버스 정류장을 가르쳐주신 것뿐만 아니라 직접 데리고 와서 버스를 탈 때까지 같이 계셨다. 맛집을 가르쳐주기도 하셨다. 그런데, 해를 거듭할수록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길을 묻지 않고 오로지 지도만을 보면서 스스로 길을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휴대폰 길 찾기 어플 사용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스스로 찾다 보니 길을 잘못 들거나 잃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둘 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이겠으나 난 처음 아이들의 모습이 좋아 보여서 안타깝기도 했다.
두 번째는 불쌍한 동료 교사들의 모습이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바나나우유만을 먹고 하루 종일 돌아다닌 모둠이 있다. 당연히 그 모둠을 따라다니는 교사는 역시 하루 종일 그것만 먹었다. 그 모둠 아이들은 결국 아낀 돈으로 기념품을 샀다. 난 짬뽕을 먹었다.
세 번째, 이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안산 원곡동 다문화특구나 국립중앙박물관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고, 학교에서 수학여행으로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었다. 5학년 1박 2일로 이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학교 선생님께 드렸었는데, 아이들이 아주 즐거워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아래 사진은 이 날 아이들의 짧은 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