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비 - Lethality 소감
아이즈원이 해체된 이후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새 출발을 했다. 르세라핌, 아이브 그리고 솔로 데뷔 등 아이즈원의 이름값만이 아닌 각자만의 컬러로 모두 나름의 성공을 거두었다. 권은비 또한 'OPEN'으로 솔로 데뷔를 했다. 그러나 타이틀곡 Door는 굉장히 아쉬웠다, 재즈를 기반에 둔 아이돌 댄스곡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으나 아쉬운 시도였다. 개인적으론 곡이 권은비와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첫 번째 컴백인 "Color"는 굉장히 좋게 들었다. 아이돌 음악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퓨처 베이스와 UK 개러지를 합친 음악이었고, 강한 인상을 남겼다.
권은비는 다시 한번 Underwater를 통해 가요계로 돌아왔다. 짧은 느낌으로 말하자면 음원의 부실이다. 두 번째 미니 앨범 타이틀곡인 'Glitch'에 비하면 굉장히 보수적인 사운드가 앨범의 주를 이룬다. 아이돌 앨범이다 보니 가사적인 서사나 유기성은 당연히 기대하지도 않았고 딱히 앨범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따라서 평론에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각각의 트랙별로 즐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트로에 해당하는 'WAVE'는 타이틀곡을 암시하는 구성을 띄고 있는데 WAVE가 오히려 타이틀 곡보다 더 좋지 않았나 싶다. 또한 Color에선 TAK가 타이틀곡을 맡아 대중성은 둘째치더라도 일렉트로니카적으로 굉장히 좋은 곡이 나왔다. EDM 씬 기준으로도 그렇게 꿇리지 않을 좋은 노래였으나, Lethality에선 TAK를 수록곡으로 미뤄서 독특한 강점이 많이 희석되었고 기타 수록곡들도 흔히 말하는 "너무 나대지 않아서" 리드 싱글에 집중할 수 있겠으나 그 리드 싱글이 좋게 들어줄 만 하다만, 너무 무난하고 딱히 꼽을 장단점이 없다. 수록곡 중엔 '공원소녀'의 'e I e I o'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Simulation'이 그나마 귀에 살짝 들어왔다.
아이돌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타이틀곡 자체는 그냥 무난하게 괜찮은 일렉트로닉 케이팝이다. 시원한 사운드에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꽤 괜찮았으나 상술했듯, 저번 앨범에 비해 굉장히 대중적인 취향을 강하게 띄게 되었다. 따라서 굳이 지적할 만큼 거슬리는 것은 없으나 딱히 칭찬할 점도 없는 장점이 묘한 타이틀이다. 타이틀이 이렇다 보니 앨범 전체가 일렉트로닉 한 음악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타협점을 찾지 못해 어느 쪽에서도 만족하기엔 조금씩 모자란 앨범이지 않나 싶다.
울림 엔터테인먼트에선 권은비를 올라운더라고 말했으나 이러한 무색무취의 앨범이라면 육각형 아이돌이긴 하나 그 육각형이 굉장히 작아 크게 의미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 앨범도 좋은 평가를 하기엔 너무 평범하다. 구체적인 회사 내부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아예 아이브처럼 곡 개수를 줄이더라도 훨씬 대중적 혹은 음악적으로 더 집중한 음악으로 승부해야 하지 않을까?
"무색무취의 일렉트로니카도 아닌 아이돌 음악도 아닌 작은 육각형만 모인 앨범"
권은비 - Lethality. 4/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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