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 것 하나 없다, 그래도 일단은 밥부터

삼행시 & 에세이

by 희원이

♬ 만만한 것 하나 없다, 그래도 일단은 밥부터

편- 육 먹어 봤니?

하- 아, 진짜, 맛있다.

게- 찜 먹어 봤니? 대게 비싼데, 그래도


살- 을 발라 먹을 때

려- (여운)이 남더라.

고- 생 끝 행복 시작, 이런 말이


하- 릴 없이 떠오르는데, 행복한 표정을 짓는

면- 전에 대고 통장에 돈 떨어졌다는 말을 하기는 좀 그렇다.


더- 먹어, 먹고 죽은 귀신을 때깔도 좋다더라.


불- 만을 숨기며

편- 평한 어조로 말을 뱉었다. 살다 보면 어딘가엔 분명

해- 답이 있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을 애써 붙들며

진- 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한다.

다- 들 몇 번이나 져봤을까. 삶에는 공짜가 없었다.





√ 삶에는 쉬운 게 하나도 없다

삶에는 쉬운 게 하나도 없다.

숨을 쉬는 것조차 때로는 대가를 요구한다.

시간이든, 노력이든, 혹은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이든,

우리는 언제나 무엇인가를 지불하며 살아간다.

이 법칙은 절대적으로 공평하다. 삶은 누구에게도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살아가기 힘들어

유리한 고지에 있는 자가 은근슬쩍 자신이 짊어져야 할 책임을 약한 자에게 떠넘기기도 한다.

아르바이트생이 일하는 가게에서 함께 그 공간을 이용했으니, 가게세의 일부를 아르바이트생 월급에서 공제하는 (*)

황당한 에피소드는

지금을 상징하는 상황이라 하겠다.

공짜는 없다지만,

때로는 돈을 내면서 일도 하라며

마이너스 통장을 요구한다.


저렴한 가격에 부리는 것도 모자라, 이것저것

당연한 듯 요구한다.

그걸 잘하는 사람이 인정받고

더 많은 월급을 받는다.


그러니 편해지려고 돈을 덜 받고

여유를 찾겠다는 건 꿈같은 소리다.

돈을 덜 받고 예전과 똑같이

일하거나

오히려

헛도는 경력으로 무너져

더 적은 돈에 더 많은 일을 요구받기도 한다.


글을 온전히 쓰려면 일 없이

가난해져야 했다.

그런데 그러면

글을 쓰기 전에

비참해질 게 뻔했다.

그래서 글병이 아닐까 싶다.





(*) 홍주석, <알바생 월급서 월세 공제한 사장…"건물 같이 쓰잖아">, 뉴시스, 2024-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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