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신청마저 귀찮아, 어차피 거기서 거기고

에세이

by 희원이

컴퓨터실습 수업에서 D-라는 성적을 받았을 때,

찜찜한 느낌이 남기는 했다. 충격을 받지는 않았지만,

뭔가 컴퓨터실습과 한번쯤은 다시 만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C를 맞았어도 그냥

놓아두었을 텐데, 그럴 수가 없었다.

혹시 강사가 내게 굴욕감을 준 것이라기보다는 반드시 다시 들을 수밖에 없도록

마법의 주문을 건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D라는 신호음이 장신호로

D-

이어져서는 얼얼하게 귀를

울렸다.

그럼에도 학점 이의 신청을 하지 않았다.

내가 봐도 그 점수가 잔인한 흔적이 남아 있기는 했어도

틀린 점수, 부당한 점수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정할 수도 있었지만, 어차피 그래봤자

D일 뿐이었다. 여름 학기를 피할 수는 없었다.

감수하나 불복하나 실익이 없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학점 이의 신청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쯤 되면 성적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고 말해도

남들은 속아넘어갈 법하다.

어, 정말 관심이 없었던 건가?


갑자기 나도 헷갈린다.

그래도 장학금 탄 적도 있었는 걸.

반액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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