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절놀이
♬ 잊을 만하면 이쪽부터 저쪽까지 간질이는
봄- 날의 꽃가루 때문인지, 잊을 만하면
이- 쪽부터 저쪽까지 간질이는 자극 다음에, 아
오- 겠구나 싶을 때 어김없이 온다. 잔기침을 하면서
면- 역력이 떨어졌나 싶다가도 잠잠해지면 곧 잊는다.
김- 이 밀려올라와 냄비 뚜껑과 부딪치며 들썩이듯, 기관지가 들썩이는 것을 간신히 참아낼 때면
윤- 전기가 돌아가기도 전에 모두들 구조되었다던 순간이 떠오른다.
아- 다행이다. 별일 아니구나.
디- 게 큰일인 줄 알았네. 하기야 배에서 사고가 났는데
어- 디로라도 탈출할 수 있었겠지. 비행기완 다르잖아.
강- 줄기의 잔잔함만을 생각하던 때였다.
아- 직 아무도 죽지 않았었다. 배는 천천히 가라앉았다.
솔- 직히, 죽어가는 모습을 멀뚱거리며 지켜보게 될 줄은 몰랐다.
☎ 김윤아, <봄이 오면> 제목 인용 / 강아솔, <디어> 제목 인용
√ 잊을 일을 잊지 못하는 것은
잊을- 일을 잊지 못하는 것은 살
만하면- 늘 생기는 일이다.
이쪽부터- 잘못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가도, 기어이 이런저런 가정을 하더니 습관처럼
저쪽까지- 밀어붙여 슬픔을 건드린다. 독하게도 끈질기게
간질이는- 가정, 그리고 후회, 끝내는 그리움이 어디에선가 헛발질을 한다. 계단에서 하는 헛발질, 불퉁한 길에서 버릇대로 놓이지 못한 채 조금 더 하강하고야 마는, 그런 헛발질. 이쪽과 저쪽 사이의 경계에서, 당신이 발목까지 빠진다. 철렁이는 마음을 안고 화들짝 놀라 꿈에서 깨어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