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부터 없었을지도 모를 그곳에서

삼행시

by 희원이

사- 실

랑- 설에 불과한

이- 야기를


아- 직도 붙들고 있는 이유가 도대체 뭐냐고

닌- (너는) 묻는다.


단- (당)신이 고니였다가 호숫가에서 어느 날 좋은 오후엔가 날개를 펴고 사뿐히 날아올랐을 때, 한 마리의 고니는 사라지고 공원에

어- 여쁜 여자가 나타났다는 어처구니 없는 소문, 그것은 신화도 아니고, 전설도 아니지만,

로- 맹가리가 에밀 아자르란 필명으로 평생 한 번만 받는다는 콩쿠르상을 두 번 받게 된다는 희대의 에피소드도 아니지만, 그냥 그렇게


사- 실도 아닌

랑- 설을

을- 지로입구에 흘리고 다니던 사람이 있었다.


말- 로 하면 금방 증발되고 말 정도의

해- 맑고 황당한 소문,

요- 쿠르트 하나 받으면, 그냥 웃으면서 들어줄 수도 있을 일이라지만,


시- 청역과 을지로입구역 사이를 거니는 낯선 사람이 요쿠르트를 나눠준다는 것은, 거기에 뭐라도 탔을까 봐 겁이 나는 일이었다.

소- 란스러운 일이 많은 날들이라도 섞어두었으면 어쩔 일인가. 비둘기는 평화를 잃었고, 고니는 김포의 어느 호수공원에서 사라져버렸다. 원래부터 없었을지도 모를 그곳에서.





시소 - 사랑이 아닌 단어로 사랑을 말해요

Matthew Halsall – I’ve Been Here Before (Special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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