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행시 & 놀이글 : 백석
"눈-" 에는
"은-" 빛 풍경 담기고
"푹-" 끓인 국밥을 먹으며 겨울 내내
"푹-" 익은 김치를 한 젓가락 집어 입에 넣는다. 아삭, 아삭. 사각, 사각 눈이 쌓인 거리에서 눈을 밟는 발걸음 소리란 고대하던 전설 속 설인의 인기척일 수도 있었다.
"나-" 른한 오후에도 여전히 서늘한 기운 속에 입김을 내뿜고는, 기다린다.
"리-" 들리 스콧의 <에일리언>과는 어울리지 않는 곳,
"고-" 스믹 호러를 좋아하던 사람끼리 만나기에는. 침엽수림 가지 사이로 짓눌리듯 쌓여 있던 눈덩이가
땅으로 떨어지고, 파르르 떠는 페이스 허거 같은 잎사귀이여!
찬 바람에 얼굴을 두 손바닥으로
가려본다.
☎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눈은 푹푹 나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