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행시
1. 화요일에 만나서
영- 군이랑
화- 요일에 만나 병원에 들어갔습니다.
장- 기 입원을 예상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화- 병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홍- 자매가 먼 훗날 당신을 달에 정기를 품은 여인으로 만든다고 했어요.
련- 속극이라고 했어요. 거기엔 당신을 반영한 아주 아름다운 아이가 당신을 표현한다고 했어요. 정말이에요. 이건 미래에 있을 일이에요.
2. 아팠어요
오- 한이 들어요.
늘- 있는 일이지만 요즘 따라 이것이 큰 병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생겨요.
이- 빨도 잘 닦고, 손도 잘 씻었는데
데- 지독감이 퍼지던 때가 기억나요. 당신은 건전지를 먹으려 했었죠.
뷔- 지찌개가 더 맛있을 텐데. 사실은 비지찌개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건전지보다는 맛있을 것 같아요.
십- 주기가 됐어요. 당신은 아직도 건전지를 먹으려 하고,
구- 하라는 올해에 죽었죠.
년- 마다 사람이 죽는다는데 누구나 그들을 기억하는 건 아니에요.
이- 생의 기억으로만 가득차도 좋은 일은 아닐 거예요.
라- 디오만 들어도 벌써 얼마나 많은 기억이 차고 넘치는 채로 떠돌고 있는지,
고- 독한 건 어쩌면 행운일 수도 있어요. 나는 침묵하지 못해요. 고독할 수 없어요. 고독을 외면하는 것일지 몰라요.
요- 란한 그리움을 즐겨요.
3. 괜찮을 거예요, 꿈이니까요
내- 일은 괜찮을 거예요.
년- 초가 지났는데 여전히 시작하지 못한 마음이 들어요.
에- 볼라는 없지만,
이- 생의 끝에 반드시 있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건 아니고, 죽음의 방식이 궁금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십- 년 뒤에 있을 삶을 알 수 없는 채로, 십 년 전에 있었던 기억들은 희미하고
주- 치의는 내 병에 대한 관심이 점점 시들해지고,
년- 을 날리면, 연을 날리는 사람이 이제는 별로 없다는 것을 알게 돼요. 공중에 뜬 연은 그리 많지 않고 아무도 다가와 연줄을 끊지 않아요. 연은 스스로 헛돌다 스스로 끊기거나 스스로 풀이 죽을지도 몰라요. 바람이 분다면,
팬- 이 돌아 일으키는 바람이라도 분다면
미- 풍처럼, 공중에 뜬 연까지 닿을 듯 말 듯한 바람을 맞다가
팅- 팅 부은 얼굴로 새벽에 일어나 선풍기를 끌지도 모르죠.
해- 는 두 시간쯤 뒤에 뜰 텐데,
야- 식은 남아 있고, 술병 하나쯤 있을지도 몰라요.
겠- 업할 힘은 없고 머리는 아프고,
어- 지간히 해야겠다 싶은 마음으로
요- 란한 건 그리움이 아니라 찌는 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