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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Jun 03. 2024

정보를 감각하고, 감각을 넘어서고

인식과 추론(5~7F)

글쓰기 외전: 인식과 추론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73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5~7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생각 노트: 때로는 감각을 넘어서는 인간

사람은 최초로 어떤 대상을 감각하기 마련이다. 아무것도 감각하지 않고 반응할 수는 없다. 애초에 반응 없이 먼저 무언가를 내뱉기란 어렵다. 그것은 적어도 빅뱅이란 사건 이외에는 없다고도 할 수 있는데 빅뱅 역시 그러한 엄청나게 압축된 한 점이 있었다는 점에서 무언가의 결과를 위한 선제적인 사건이 있었던 셈이다. 창세기적인 사건은 어쨌든 기묘한 우주 기원에 관한 것이고, 적어도 우리 삶에서 아무것도 감각하지 않고 반응한다는 건 생각하기 어렵다.

정보를 읽는 것이 먼저인 셈이다. 그래야 반응하듯 쓸 수 있다. 또한 단순한 아무 생각 없이 읽기만 하지도 않는다. 그래선 쓸 수 없다. 즉 감각하여 인지만 하는 것에 멈추기보다는 인식의 차원으로 나아가고 추론의 작업을 거쳐서 전후좌우의 맥락을 만들고 예측한 것까지도 반응의 재료로 삼기 마련이다. 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상상하고 과감하게 몽상하기까지 함으로써 눈에 보이지도 않고 쉽게 추론하기도 어려운 어떤 존재들을 상상하고 연대함으로써 우리는 단순히 감각하고 반응하는 것을 넘어 연대를 상상하고 역사를 짊어지고 우주를 대면하는 입체적인 인간이 되기 마련이다.

인지에 머물지 않고 보통 인식과 추론의 차원으로 나아가는데, 때로는 상상과 몽상을 통하여 현재 어떤 장소에 있는 인간에서 더 확장하는 힘을 보여주기도 한다.






◑ 생각 노트: 정보를 감각했을 때

우선 어떤 대상에 관한 정보, 또는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접했을 때 일단은 인지한다. 정보를 수집하는 차원에서 인식의 차원으로 동시적으로 넘어가기도 하지만, 순서를 구분하자면 인지하는 단계가 우선적이다. 일단 무슨 내용인지, 형체인지 등등을 파악한다. 재구성하기 이전에 그냥 감각하는 순서대로 무작위로 파악한다. 이미 충분한 배경지식이 있다면 그러한 인식의 틀에 도움을 받는다는 점에서 인식의 차원이 순식간에 인지의 차원과 뒤섞인다.

그런 뒤에는 해당 정보에 대한 순서 가공과 재구성, 수용 여부 판단을 위한 인식의 단계가 본격적으로 뒤따른다. 그 정보가 자신에게 유익한 것인지를 본능적으로 느끼기도 하며, 또 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 사실 관계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뒤따르기도 한다. 정보를 조금 더 다듬어 살피는 과정에서 그것이 자신에게 불리하다면 본능적으로 불편해 하면서 외면하거나 적극적으로 배제하기도 한다. 또는 수용하며 자신의 상황을 갈무리하여 재점검 재평가하는 작업을 하기도 한다. 이는 자신과 정보의 관계성을 검토하고 정리하는 과정이다. 동시에 정보 자체가 참인지 거짓인지 그 정보의 진실성 문제를 점검하기도 한다. 가짜뉴스가 많아진 지금 시점에는 이 작업이 더 중요할 때가 많다. 특히 당장 자신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 않더라도, 공동체의 이익 때문에 해당 정보의 사실 관계를 더 몰입하여 판단해야 할 때가 많아지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인식의 갈무리 수준은 비판적 추론의 차원으로 확대된다. 일단은 정보 내에 구성된 요소를 맞추어 보면서 그 정합성의 정도를 따진다거나 이치에 맞는지 살피면서 정보의 균열된 틈새나 허점을 파악하려는 시도를 하고, 그렇게 보이는 이유를 추론한다. 그리고 적극적 추론을 통하여 어떤 상황에서 정보의 합이 그렇게 구성되었는지 따지고는, 처음에 세웠던 가설이 얼마나 사실에 부합하는지 알기 위해 다른 정보를 보강하거나, 직접 취재에 나설 수도 있다. 즉 비판적 추론으로 기록비평(형식주의적 비평)을 한 뒤에, 정보의 균열 등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을 감지하고, 도저히 참과 거짓을 알기 어렵지만 경험적으로 의심스러운 지점에서는 기록비평 너머로 나아가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취재를 하기도 한다. 기록비평가적인 행위와 함께 시민기자의 시도를 통하여 정보의 합을 다시 맞추어 보는 셈이다.

보통 이러한 행위를 분업으로 진행하기도 하는데, SNS에서는 누군가 인지한 데이터를 올려주었을 때 그에 부가하여 다른 각도에서 다른 데이터를 올려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하여 전후좌우 맥락을 짜맞추어 인식의 차원에서 그 상황을 감지하기도 하거니와, 거기서 이상한 균열과 허점을 파악하여 그 순간과 기사의 차이를 비교할 수도 있다. 데이터가 가짜인지 기사가 검열된 것인지 알기 위해 외신을 수집하기도 하고, 직접 관련자를 찾아나서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역할을 대행해 주는 전문 집단으로서 언론이 있기도 하지만, 요즘에는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곳 또한 유력 언론사일 때가 많아서 시민들은 SNS라는 간결한 매체를 통하여 자신의 의견과 진실 규명 노력을 공유하곤 한다. 이때 대놓고 가짜뉴스로 클릭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반대편에 서서 그 흐름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런 과정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상상과 몽상의 차원에서 이야기 꽃을 피우며 때로는 유의미하게 풍성하지만, 때로는 음모론적인 말을 양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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