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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Nov 21. 2024

공적 스타일과 사적 스타일 / 장르와 스타일

스타일 Part2 (119~122F)

글쓰기 외전: 스타일 Part2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27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119~122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한눈팔기: 공적 스타일과 사적 스타일

외적 스타일과 내적 스타일로 <글쓰기 외전: 스타일> 편을 구성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스타일을 다른 기준에서 또 다른 두 유형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그것이 공적 스타일과 사적 스타일이다. 공적 스타일의 경우 어떤 개인이 제안한 스타일 중 그 씬에서 공인된 것이라거나, 애초에 논리적으로 추출될 만한 인류 자산과도 같은 스타일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하드보일드 문체를 처음 시작했다고 본다면 그것이 탐정 소설에 폭넓게 쓰여서 공적 스타일로 인정받기도 하는데, 뉴스에서 건조체는 흔히 쓰이므로 달리 보자면, 문장을 다룰 때 건조체는 논리적으로 자연스럽게 추출된다는 점에서 누군가 먼저 공적 스타일인 건조체를 인용해서 특정 장르에 연결해 공인 받았다고 볼 수도 있다. 이때 하드보일드 문체, 건조체는 공적 스타일에 해당한다.

사적 스타일의 경우에는 어떤 개인의 오리지널리티를 의미한다. 그만의 독자적 개성으로 볼 여지가 많은 특성으로, 개인의 창의성으로 결정되는 지점이다. 이것을 후배나 동료들이 벤치마킹하면서 해당 분야에서 공적 스타일로 인정받기도 한다. 그러면 그때부터는 공적 스타일로 기능한다. 예를 들어 찰리 파커 주법, 지미 헨드릭스 주법 등등을 연상하면 된다. 그때부터 모두에게 정형적 문법처럼 수용된다.






◑ 한눈팔기: 장르와 스타일

장르와 스타일에 관해서 나름대로 이해하고 정리한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장르란 ‘공적 스타일의 포트폴리오’로 그것을 수용하는 해당 분야 종사자가 있고, 수용자가 있으며, 평가 체계가 있을 뿐 아니라, 이것이 지속적인 흐름을 지닌 경우를 의미한다. 이 모두를 갖추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요소를 갖출수록 장르의 성격이 강해진다. 상위 장르일수록 하나의 스타일만으로 흐름을 만들어내어 하나의 장르로 인정 받기도 하지만, 대개는 공적 스타일이 2개 이상 조합된 경우가 대다수다. 하나의 스타일로 하나의 장르로 인정 받았다면 엄청난 행운아라 할 수 있다. 그만큼 해당 분야의 황무지를 개척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만큼 겹치는 기존의 공적 스타일이 없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개 하위 장르에서는 기존 상위 장르가 지닌 공적 스타일을 기본값으로 하면서 거기에 하위 장르를 드러내는 몇몇 공적 스타일을 조합하여 새로운 하위 장르가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공적이면서 외적인 스타일로 그 장르의 정체성이 형성될수록 사람들이 쉽게 그 장르의 차별성을 인지한다. 예를 들어 음악이란 최상위 장르에서 상위 장르에 해당하는 재즈가 있다고 하자. 재즈는 누가 들어도 클래식과 다르게 들린다. 외적으로 편성이 다르고, 주요 악기 구성이 다르고, 진행 방식과 분위기가 다르다. 비트도 있다. 이때 대중 입장에서는 독특한 비트를 구성하는 오프비트를 잘 모르고 스윙 리듬이 뭔지는 정확히 모른다는 점에서 분위기를 연출하는 기법적인 내적 스타일로서의 세밀한 비트 기법은 체감은 하되 정확히 인식하기 어려운 것이라면, 앞서 언급한 외적 편성 등등은 문외한이라도 쉽게 인지한다. 그런 경향이 강할수록 장르의 개성이 강화된다.


사실 개인적으로 장르와 스타일에 관한 고민은 모달재즈로부터 시작했다. 마일즈가 <카인드 오브 블루>에서 인정받았다는 선법 스타일(모달 스타일)은 60년대의 프리 재즈 장르와 대비되는 내성적이고 사색적인 흐름이면서 비밥의 대안이자 새로운 경향이었다. 다만 프리재즈는 독특한 더블 콤보 편성 등이 있었고, 야성적으로 명백히 드러나는 광포한 분위기 등등 외적 스타일로 너무도 명백하게 새로운 공적 스타일을 갖춘 것이어서, 모던재즈 안에서도 비밥과 선명히 대비된다.

그에 반해 모달 스타일은 애매했다. 소울 재즈나 펑키 재즈의 경우엔 하드밥의 다른 이름이라고 할 만큼 하드밥의 여러 공적 스타일 중 대중적 스타일을 강화한 것이라면, 모달 스타일은 사색적인 면을 강조하는 정도로 당시에는 이해되었다. 즉, 마일즈가 제시한 모달 스타일은 장르로 구색을 갖추기에는 프리재즈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적 스타일의 포트폴리오가 불충분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 모던재즈 내에서뿐 아니라 비밥 재즈의 한 경향으로 여겨진다고 보기도 한 것이다.

물론 이는 언제나 상대적일 뿐이다. 이론적 체계 역시 어느 정도 인정받는가 하는 것에 따라 다르다. 비밥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공간을 허용하는 스타일, 모드 체계 등등 다양한 공적 스타일로 포트폴리오를 갖추었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당시에는 밥의 연장선, 밥의 사색적 경향, 밥의 새로운 공적 스타일로 볼 수도 있겠지만, 현대 재즈의 흐름 속에서 내성적이고 사색적인 스타일의 재즈가 많이 나왔으므로 이를 통해 쿨과 함께, 또는 그것과 대비된 채로 장르로 기능한다고 해석해 볼 수도 있다. 종사자, 수용자, 비평 체계, 지속적 흐름 등이 어느 정도 갖추어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쿨 재즈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면에서 모던 재즈의 한 장르지만, 외적 스타일로 보면 주요 스타일이 비밥과 다를 것이 없다. 단지 모호하게도 내적으로 쿨한 스타일을 분위기로 드러낸다. 꾸준히 배출되는 종사자, 감상자가 있고 쿨만의 비평 체계가 없더라도, 지속적인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장르로 보아도 충분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모던 재즈라는 장르 안에서 밥 스타일, 쿨 스타일, 모달 스타일, 프리재즈 스타일로 분류한다. 이중 비밥-하드밥 장르와 프리재즈 장르 정도를 하위 장르로 보기도 한다.

다만 이는 지극히 주관적인 분류법으로, 일반적으로는 쿨 스타일 역시 밥과 대비되는 어엿한 장르로 다룬다.


“퓨전재즈는 스타일로만 국한하기에는 너무 다양한 스타일이 공통적으로 추출되고, 제법 많은 밴드에서 당시부터 차별화된 공적 스타일을 보여주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퓨전재즈가 모달 스타일보다 더 대단하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사실 초기 마일즈의 퓨전재즈는 모달 스타일의 일렉트릭 버전이니까요. 스타일의 포용력에서 보면 모달 스타일은 실로 대단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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