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던진 돌멩이가
잔잔한 호수의 수면을 잠시 일렁이게 할 순 있어도
그 깊은 바닥에 닿은 고요까지는
결코 흔들지 못합니다.
길가에 핀 꽃의 색깔을 두고
지나가는 이들이 왈가왈부 품평을 늘어놓아도
꽃은 오직 제 안의 햇살을 길어 올리며
자신만의 향기로 대답할 뿐입니다.
당신은 타인의 삐뚤어진 자로
길이를 잴 수 없는 드넓은 대지이며,
함부로 휘갈긴 낙서 따위에
지워지지 않는 선명한 원고지입니다.
먼지 묻은 말들은 바람결에 흘려보내고
당신이 써 내려온 수많은 밤의 기록들,
그 정갈한 문장들 사이에
가만히 등을 기대어 보세요.
세상의 얕은 눈동자가 보지 못하는
당신만의 울창한 숲이 그곳에 있습니다.
누구도 앗아갈 수 없는 고귀한 이름으로
당신은 이미 충분히 아름답게 흐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