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잔에 담긴 고요한 축제

by 풍요로움

세상은 어느새 꽃 피는 축제 한복판

담장 너머로 날아오는 화려한 향기들

저마다 귀한 것을 나누며 웃음꽃 피울 때


그대!

홀로 성벽을 쌓아 올립니다

​쌓아야 할 벽돌은 차갑고 무겁지만

그 틈을 메우는 건 묵묵히 흘린 땀방울


남들의 잔에 담긴 눈부신 설탕보다

날 지켜낼 단단한 고요가 더 절실한 시간


​잠시 멈춰 선 길 위에서 마음이 술렁일 때


결이 고운 흰 잔에 노란 볕 한 조각 섞어봅니다


이성의 날을 무디게 하고, 상처 난 곳을 적시며

비로소 오롯이 마주하는 나만의 작은 안전지대


​타인의 시선에 깎여나간 조각들을 주워 모아

가장 나다운 빛깔로 빚어낸 한 모금의 위로


화려한 무대 위의 조명은 없어도

그대 안의 등불은 이미 세상을 밝히고 있습니다


​서러워 마세요,

이 적막한 기다림은

가장 달콤한 열매를 맺기 위한 침묵일 뿐


계절이 바뀌어 성문이 활짝 열리는 날

그대의 수고는 우아한 선율이 되어 흐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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