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삶에 관하여
하우스 푸어, 차 푸어였다. 과거에 그랬고 지금은 둘 다 면했다.
지난 일요일에 하부 세차 포함 대대적으로 세차하고 셀프 광택까지 마쳤다. 휴일 하루를 온전히 차와 함께 보낸 셈이다.
이틀 후에 눈이 왔다. 비가 먼저 왔고 눈비가 오더니 함박 물눈이 왔다. 그때는 차를 두고 출근했다. 그날 후 이틀 만에 다시 비가 왔다.
(비가 오도다... 비의 온도는 5도씨란 건가)
또 버스로 출근할지 전날 밤부터 고민했다. 그러면 차는 온전하게 지하주차장에서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편안하게 쉬고 있을 터.
- 금요일인데... 우산 쓰고 버스 타고 다니면 못해도 밤 9시나 돼야 집에 올 텐데...
차에 비를 안 맞히려고 사람이 비를 맞고 다닌다?
어딘가 조금 잘못된 듯싶지 않냔 말이지.
예전에 각종 '푸어'일 때, 워낙에 힘들게 돈 모아 이자까지 갚던 시절이 있었지. 그때 몸에 밴 습관 탓인지도 모를 일이다.
편하려고 차 사 놓고 세차가 겁나 비 오는 날 걸어서 간다? 왜, 차를 머리에 이고 다니시지.
언제까지 벌기만 하며 아등바등 살려고 그러나.
시동을 켰다. 하이브리드라 쥐 죽은 듯 차 안이 조용하다. 지하주차장 입구를 향해 출구를 뒤로하는데 어둑한 하늘이 보이고 빗방울은 마치 서로 싸우듯 자리다툼하며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