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중국화
코로나로 인한 길고 긴 고립??이 끝나고 국경이 열린 지 이제 6개월 정도 되어 가는데, 문득 주변의 환경이 굉장히 다르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는 최근에 은행에서 받는 문자나 여러 커뮤니케이션 창구에서 영어가 사라지기 시작했음을 알게 된 이후이다.
최근에 마일리지 적립을 위해 새로 신용카드를 신청한 적이 있는데, 발급 진행사항이나 추가 제출자료 요청등이 모두 중국어로만 전달된 걸 확인하고 살짝 당황했던 적이 있다.
지금까지는 항상 영어로 된 안내가 같이 오거나 아니면 그냥 영어로만 안내를 하던 것들이 이제는 역전이 된 상황이다. 물론 내가 새롭게 거래하는 은행이라 조금 다른 방식일 수도 있지만 이 나라에서 영어로만 소통할 수 있는 나로서는 큰 변화로 느껴졌다.
어찌어찌 받은 신용카드는 역시나 첫 개시하는데 문제가 있어서 채팅으로 은행직원과 연결이 되었는데, 그 직원이 자기가 중국어로 답을 할 테니 나는 편한 대로 영어나 중국어로 답을 해도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참을 이게 무슨 말인가 생각을 하다가 나는 중국어를 이해 못 한다 했더니 그제야 oh sorry 하더니 영어로 진행해도 된다고 했던 적이 있다.
나는 느끼고 있지 못했지만 여러 사람을 상대하는 은행 직원이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미 홍콩에 중국본토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는 걸 경험해서 이런 제안을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주변에 보면 여전히 홍콩을 떠나겠다고 하는 친구나 동료들이 많다. 코로나 때는 너무 까다로운 격리 조치로 홍콩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았고, 국경이 활짝 열린 이후에는 좀 잦아들 것 같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더욱 이런 엑소더스가 심해지는 느낌이다. 그 속 사정까지 제삼자 혹은 외노자의 입장에서 모두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체감으로 느낄 수 있는 빠른 홍콩의 중국화가 이유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홍콩을 떠나 영국이나 캐나다 혹은 호주 등 다른 나라로 간 사람들은 홍콩에서 누릴 수 있는 많은 부분들을 포기하고 과감하게 간 사람들이라고 치면, 점점 더 홍콩에서만 누릴 수 있는 부분들이 줄어든다면 남아있는 사람들도 좀 더 진지하게 홍콩을 떠날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