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한 홍콩의 더위
홍콩에도 나름 4계절이 존재한다. 처음 홍콩에 올 때에는 마냥 한국보다 더울 테니 겨울을 보내는데 큰 문제가 없겠지 하고 생각했다가 스웨터를 껴입어도 옷틈 사이로 파고드는 습한 찬공기에 혼쭐이 난 적이 있었다. 그래도 나름 겨울이 12월부터 4월까지는 지속이 되기에 조금이나마 더운 날씨를 잊고 지낼 수 있는 곳이 홍콩이다.
겨울이 끝나갈 즈음 뉴스를 통해 동남아시아가 들끓고 있다는 기사들을 접하면서 그래도 홍콩이 살기 좋은 기후라고 자만하면서 곧 다가올 혹독한 여름을 차마 고려하지 못하고 있었다. 6월 들어 시작된 더위는 매년 그랬듯이 비와 습기를 동반한 더위이다. 종종 혼자 생각에 이건 마치 딤섬 찜통 안에 들어와 있는 것과 비슷하지 않은가 생각이 들 정도인데, 하루에도 몇 번씩 강한 비를 쏟아 내려주고 비가 그친동안에는 강렬한 폭염으로 모든 것을 푹푹 찌워준다.
이렇게 습한 더위가 매년 홍콩을 폭격하기에 자연스럽게 쇼핑몰이나 사무실에는 더위를 잊게 할 정도의 강력한 에어컨 바람이 하루종일 제공된다. 홍콩 사람들은 이런 습한 폭염에도 크게 어려워하지 않고 또한 18도로 세팅되어 있는 강력한 에어컨 바람에도 크게 어려워하지 않는데. 나름 위도상 북쪽나라 한국에서 와서 추위에는 강하다고 자부하는 나도 에어컨을 강하게 틀어놓은 사무실에 앉아있으면 한 시간도 안돼 두툼한 후드티를 걸치게 된다. 하지민 몇 년을 이곳에서 거주하고 나니 이제는 나도 지하철역에서 사무실 건물까지 땀범벅이 되어 걸어오면서 드는 생각은 오로지 시원한 사무실의 에어컨 바람밖에 없을 정도롤 이런 홍콩의 실내온도에 적응이 많이 된듯하다.
홍콩에서는 이렇게 더운 여름이 꽤 길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수영을 즐기게 된다. 수영장이 없는 아파트도 많이 있지만 주로 외국인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에는 클럽하우스에 수영장, 헬스장, 놀이공간 등 주민들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한국에 살 때에는 호텔 수영장을 제외한 동네 수영장들은 여러 개의 레인으로 나눠져 있고 대부분이 수영을 운동 목적으로 하는 반면 홍콩 아파트의 수영장들은 절반 정도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이런 수영장 덕분에 더운 날씨를 조금이나마 시원하게 이겨낼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아파트 수영장들 말고도 홍콩에는 구역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야외 수영장들이 꽤나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말 그대로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되어있다.
앞으로 적어도 4개월 이상은 이런 찜통더위를 견뎌내야 될 텐데 올해는 최대한 수영장의 혜택을 누려봐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