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 대해 알아가기

by 라이프 모델러

애를 키우는 입장에서 애한테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것은 정말 피하고 싶지만 매번 애한테 짜증을 내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 반성을 하게 되곤 한다. 이를 받아들이는 아이도 이제는 익숙하다는 듯이 울지도 않고 조금씩 신경질 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애가 먼저 와서 미안했다고 사과하고 엄마 아빠를 안아주고 끝이 난다. 이런 경우가 반복이 되다 보니 과연 잔소리를 하는 것이 효과가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그리고 애가 미안하다고 하지만 진심은 어떤지 더욱더 모르겠다.


내가 바라는 건 애한테 부모가 잔소리를 할 수도 있고 애가 그걸 받아들일 때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해 주는 것이다. 부모가 항상 옳을 수도 없는 일이고, 애가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런 과정을 건너뛰고 참고 한번 안아주면 다 행복하게 마무리되니 아이가 그냥 편하게 상황을 마무리짓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스스로 돌아보면 나도 그렇게 자라왔기 때문에 꼭 아이 탓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과연 이렇게 아이와의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가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한다.


꺼내기 창피한 얘기이지만 나는 결혼을 계기로 부모님과 연을 끊고 지내왔다. 10년 정도 된 일이라 이제는 가끔씩 어머니와 문자를 주고받기는 하지만 관계가 회복된 단계는 전혀 아니다. 관계가 이렇게 되기 전까지 나는 대부분 순종적이었고 내 의견을 강하게 표현하는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도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고 결혼 관련해서 갈등이 생겼을 때 나와 우리 가족은 아주 세게 부딪쳤고 결국 관계는 부러지고 말았다. 나로서는 쌓이고 있던 부분이 터진 것이었지만 부모님 입장에서는 느닷없이 말을 잘 듣던 아이가 비뚤어진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변하게 된 이유를 나의 배우자로 자연스럽게 생각하셨겠지만 사실은 내 안에 쌓였있던 것들이 누적이 돼서 나로서는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걸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었고 나름 결단을 내린 것이었다. 물론 과정에 있어 양쪽 모두 잘못한 점은 있지만 서로 간에 대한 믿음이나 기대치는 이미 멀어질 대로 멀어진 상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사태를 무마시킬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잘못을 인정하고 숙이고 들어가는 방법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된다면 결국 바뀔 건 전혀 없었다. 갈등은 다시 곪아 터질 거고 우린 또다시 상처를 받을게 뻔했다.


반면에 나의 다른 형제는 사춘기 시절부터 질풍노도의 시기를 혹독하게 보냈다. 부모님과는 매일같이 싸우고 옆에서 지켜보는 나로서는 나라도 부모님 말씀을 잘 듣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상황은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지속되었고 나의 형제는 매번 그의 상황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고 이를 부모님 탓으로 돌렸다. 그럴 때마다 부모님과 심하게 다퉜고 나는 계속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나의 형제와 부모님은 그런 갈등 과정을 겪으면서 서로에 대해 좀 더 이해하기 위해 노력을 할 수밖에 없었고 현재는 예전과 같은 갈등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나와 부모님 사이에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시간이나 노력은 부족했던 것 같다. 표면적으로 별 문제가 없으니 당장 직면한 다른 문제 해결이 우선이었지 무난한 둘째는 그냥 만사에 있아 그냥 저러다 제자리로 돌아오겠지 했을 것이다.


가족 간의 관계는 복잡 미묘하고 다양해서 나와 같은 극단적인 경우가 생기는 일은 드물겠지만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가 이 게으른 아빠를 좀 더 채찍질해서 자신에 대해 더 알아달라고 요구했으면 좋겠다. 나 스스로도 노력하겠지만 바쁜 일에 치이다 보면 우선순위가 무엇이었는지를 쉽게 잊게 되는 현실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가 아니면 관심을 가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 자식 간 인연은 하늘이 맺어준다지만 그 관계를 유지하는 건 서로의 노력이 필요한 법이다.

작가의 이전글과잉 친절은 필요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