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5
문구점 주인의 세계명작 읽기
by
조옥남 Ayuna
Feb 6. 2026
다시 바라본다는 것
문을 닫고 나면
문구점은 가장 조용해진다.
팔린 것보다
팔리지 않은 것들이
더 오래 눈에 남는 시간.
하루가 끝날 때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낮에는 보이지 않던 마음들처럼.
중요한 것은 왜 늘 눈에 보이지 않을까
사막에서
어린 왕자는
마침내 가장 중요한 진실을 배운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우리는
보이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성과, 결과, 숫자, 속도.
그러나
사막에는 그런 것이 없다.
오직 기다림과 침묵만 있다.
그래서 어린 왕자는
마음으로 보는 법을 다시 배운다.
사랑했던 장미,
길들였던 여우,
그리고 떠나온 별.
이 책은
동화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어른을 위한 책이다.
어린 왕자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을 보지 않게 되었는가.
〈어린 왕자〉는
읽을 때마다 다른 질문을 남기는 책이었다.
아이의 얼굴로 어른에게 말을 걸고,
동화의 언어로 삶의 중심을 찌르는 이야기.
이 책을 덮으며
나는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순수함이 아니라
바라보는 방식이었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중요한 것은 늘 눈에 보이지 않았고,
사랑은 시간을 들인 만큼 자라났으며,
관계는 길들인 만큼 책임이 되었다.
문구점 한켠에서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자주 멈춰 섰다.
그리고 그 멈춤이
이 연재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조금 다른 질문을 만나보려 한다.
사랑과 우정, 약속과 계약,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 낸 공정함이라는 이름의 기준에 대해.
다음 연재에서는
**베니스의 상인**을 읽는다.
사람은 어디까지 계산할 수 있고,
마음은 어디까지 거래될 수 있는가.
문구점에서 읽는 다음 세계명작은
그 오래된 질문에서 시작하려 한다.
다음 글에서 다시 만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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