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1

문구점에서 읽는 세계명작

by 조옥남 Ayuna

7월의 찌는 듯한 무더위, 페테르부르크의 지저분한 골목을 한 청년이 걷고 있습니다. 하숙비 조차 내지 못해 비좁은 다락방에 갇혀 지내던 대학생 라스콜리니코프. 그의 머릿속은 오직 하나의 '위험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범죄 계획이 아닌, 자신의 존재 증명을 위한 기괴한 시험이었습니다.


그는 세상을 두 부류로 나눕니다. 법에 복종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과, 새로운 세상을 위해 기존의 법을 파괴할 권리를 가진 '비범한 사람들'. 그는 다락방에 앉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나폴레옹처럼 선을 넘을 수 있는 존재인가, 아니면 그저 벌벌 떠는 벌레인가?"

"평범한 인간은 대개 보수적이고 복종적인 삶을 살아가지만, 뛰어난 사람은 어떤 목적을 위해 기존의 질서를 파괴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 오만한 논리는 그를 움직이는 연료가 되었습니다. 그가 전당포 노파를 살해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돈 때문만이 아니었습니다. 무능하고 해로운 노파의 목숨을 빼앗아 그 돈으로 수천 명의 선한 사람을 구한다면, 그것은 '정의'가 아니겠느냐는,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논리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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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을 살해한 것이 아니라, 원칙을 살해한 것이다!"

살인을 결심하고도 망설이던 그를 움직인 것은 운명적인 우연들이었습니다. 술집에서 만난 마르멜라도프의 비참한 가족사, 그리고 자신의 여동생 두냐가 가난 때문에 원치 않는 결혼을 하려 한다는 소식. 이 모든 비극이 그를 벼랑 끝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마침내 그는 외투 안쪽에 도끼를 숨기고 노파의 집으로 향합니다. 치밀했던 계획이었지만, 막상 도끼를 휘두르는 순간 그의 이성은 마비됩니다.

"그는 온 힘을 다하지 않았는데도 거의 기계적으로 도끼 등부분으로 그녀의 정수리를 내리쳤다. ... 그는 한순간 정신이 아찔해졌다."

노파를 죽인 직후, 계획에 없던 선량한 리자베타까지 살해하게 된 순간, 그의 정교했던 논리는 처참하게 무너져 내립니다. '비범한 인간'이 되려던 야심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피 냄새와 공포만이 그를 잠식하기 시작합니다.

이제 그는 도망칠 수 없는 자신만의 감옥에 갇혔습니다. 다음 장에서는 살인보다 더 끔찍한 형벌, '단절의 공포' 속에서 발버둥 치는 그의 심연을 들여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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