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윤 Sep 23. 2022

감독은 책임지는 자리

"항상 임대주택에서 살아라!"


Always rent!



시카고 화이트삭스 토니 라루사 감독은 역대 메이저리그 최고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다. 1979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지휘봉을 잡으며 메이저리그 감독에 데뷔해, 오클랜드와 세인트루이스를 거쳐 올해(기준일 9월 23일)까지 37시즌을 보내며 역대 3번째로 많은 2,897승(승률 0.536)을 거두고 있다. 그 사이, 월드시리즈 우승도 3차례 경험했으며, 올해의 감독상도 4차례나 받았다.


그런 라루사가 처음 감독을 맡았을 때, 1979년 피츠버그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척 태너 감독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러자 태너 감독은 "항상 임대주택에서 살아라!"라고 일갈. 이것은, 감독은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으므로 그 준비를 하고 있으라는 의미다. 비슷한 말로는 "감독은 해고되기 위해 고용된다"도 있다.


감독은 결과에 책임을 지는 자리다. 과거의 성공이 지금의 성공을, 혹은 지금의 실패에 변명이 되지 않는다. 또 결과에 대한 평가는 그 팀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면 때로는 단순히 가을야구를 했다는 것으로 면죄부가 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렇기에 가을야구도 못한다면 바로 단두대에 올라도 할 말이 없다. 혹은 팀 전력을 구축해나가는 팀(리빌딩)이라고 해도 단순히 올해 선수 한두 명을 발굴한 것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지휘봉을 잡은 2, 3년의 결과에 연속성이 없다면 문책을 피할 수 없다.


야구 감독뿐만이 아니라 모든 직책을 맡은 이에게는 공과가 있다. 그 공이 과보다 크다고 평가된다면 새로운 곳에서 자리가 생긴다. 그 새로운 곳에서 좋은 결과를 낸다면 전 소속팀의 관계자가 '이불킥'! 거꾸로 새로운 곳에서도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그를 새롭게 영입한 팀 관계자가 '이불킥'을 할 수밖에 없다.


감독은 그런 자리다. 그런데도 요즘은 '남 탓'과 'IF'라는 가정법이 횡행한다. 그만큼 책임지지 않는 이가 늘어난 듯한 느낌이 든다.

작가의 이전글 흠칫흠칫이 아닌 힘껏 '후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