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상황 다른 고민
현재 조직에서 담당하는 업무 중 하나가 조직개발 프로그램인 맞춤형 팀빌딩이다. 이 팀빌딩은 새로 보임한 신임 리더들이 팀에서 조기 리더십을 확보하고 비전 공유, 소통, 협업 강화를 위한 워크샵이다. 기획 단계에서 팀장이 실제로 고민하는 부분과 팀 구성원이 체감하는 실질적 변화를 위해 핵심 이슈(Route Cause) 정의가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 팀장 인터뷰를 진행한다. 2020년 코로나 이후 급격히 늘어난 팀장의 가장 큰 고민은 ‘비대면 상황에서의 소통’이었다. 팀원들을 만나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언택트로 소통하는데, 그 중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들은 다음과 같았다.
‘화상회의 미팅 중에 다들 집중하고 있는지, 메시지가 제대전달됐는지 알 수가 없어요. 중요한 건데...’
‘반응도 없고 질문도 없고, 그냥 나 혼자 떠들고 끝나는 느낌이에요. 대면 미팅 때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기업의 팀장들 뿐이랴, 갑작스럽게 비대면 상황 전환으로 인해 버거움을 느끼는 이들은 정말 많다. 팀 미팅뿐 아니라 기업 교육 현장과 학교에서, 심지어는 교회에서도 언택트 상황의 어려움을 직·간접적으로 느낀다. 각 현장에서 생기는 몇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기업 교육 담당자가 직접 강의를 하는 경우는 적지만, 과정을 기획하고 잘 진행되도록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학습자들의 반응에 가장 민감하다. 교육에 잘 따라오고 있는지, 집중하고 있는지, 잘 참여하는지를 시시각각 챙기며 독려한다. 하지만 언택트 교육으로 바뀌면서 담당자 A는 고민이 많다. 하다하다 안되니 화가날 지경이다
‘왜 다들 카메라를 안켜는거야.’
‘카메라 좀 켜달라고 채팅으로 공지하고 따로 메시지도 보내고 전화까지 했는데, 또 껐어.’
‘(혼잣말) OO씨 도대체 뭐 하는거지. 이럴거면 교육은 왜 들어온거지?’
언택트 교육의 가장 전방에 서있는 분들이다. 학생들이 언택트 교육에 들어오는 순간, 아니 과정 준비부터 끝나고 난 이후까지 모든 것이 이들에게 달려있기에 어깨가 무겁다. 언택트 상황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적용해야 하니 버겁기도 하다.
‘오프라인 교육때는 강의 슬라이드만 준비하면 됐는데, 언택트 교육을 하려니 Zoom, OBS, 슬라이도, 패들릿 등 배워야할 것들은 왜 이렇게 많은지.’
‘그냥 Zoom 틀어 놓고 오프라인 강의할 때처럼 하면 안되나?’
이번 발표를 위해 오랜 기간 준비했다. 수일을 밤새며 완벽하게 준비했고, 내용 또한 충실하게 준비했다. 작년과 다르게 워크샵이 언택트로 진행되지만, 준비한 발표를 잘 하면 되겠지 생각하며 언택트 워크샵으로 향한다. 하지만 워크샵이 시작하는 순간 예상과 다르게 흘러간다.
‘왜 아무도 반응이 없는 거지?’
‘이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왜 아무 질문도 없고. 다들 잘 듣고는 있는 건가?’
예배는 생명과 같은 것이고, 소그룹 멤버와의 교제는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는데, 코로나로 만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사라졌다. 매주 Zoom으로 모이지만 갈수록 모임에 빠지는 사람도 많아지고 심지어 모임에 대한 기대감도 없어지는 것 같다. 온라인으로 모임은 모든 사람이 친해지기에 한계가 있고 마음과 상황을 다 나누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것 같다. 그래도 열심히 찬양하면서 기도하자고 권유해보는 순간,
‘아. 정말 이 모임에 제발 집중 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