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my mom

엄마의 소중한 날로 간직되길 바랍니다.

by 보라진




밥을 먹으러 갔다. 음식을 기다리는데 엄마가 입을 열었다.

"애들 생일 올 때마다, 그때 그 순간이 떠올라. 첫째 낳을 때 참 가슴 떨렸는데, 양수가 먼저 터져서..."

아빠가 엄마의 말을 가로막으며 손으로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하며 말했다.

"가슴 아픈 이야기는 이렇게 좋은 날엔 하지 말자."

엄마는 어색하게 웃으며, "괜찮은데.. 알겠어"하고 말을 멈췄다.



오늘은 나의 28번째 생일이다. 28번째 정도 됐으면 이제 그냥 넘어갈 법도 한데, 엄마와 아빠는 매번 처음 있는 날인 것처럼 이 날을 맞이해준다.



1990년, 23살의 엄마는 나를 처음 낳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까. 나는 상상도 할 수가 없다. 1년에 한 번, 엄마는 그 날을 기억할 때마다 커져있는 나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나는 어쩔 땐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져 어쩔 수 없이 하루하루를 있어가고 있는 것처럼 산다. 누군가의 뱃속에서 만들어져 태어났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엄마라는 존재는 그냥 어쩌다 연결된 인연인 것처럼, 그렇게 무심하게 느껴지곤 한다. 내가 너무 커져버려, 누군가의 관심과 보살핌으로 자랐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곤 한다. 처음부터 혼자 잘 살아왔던 것처럼 그렇게 행동하곤 한다. 하지만 28년 전 오늘이 없었다면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2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출산 때의 고통을 뚜렷하게 기억하는 엄마에게.


엄청난 고통의 시간을 견디어 나를 이 세상에 낳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때문에 짊어지게 됐을 엄마라는 책임감을 기쁘게 받아들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잘 자랄 수 있도록 항상 옆에 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사실을 잊고 지내는 저를 끊임없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저의 날이 아니라, 엄마의 28년 전, 그 날의 고통과 그로부터 태어난 한 생명의 놀라움을 이야기할 수 있는 엄마의 소중한 날이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