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의 시선, 엄마와 시어머니 함께 여행을 계획하다

Prologue. 다 함께 이탈리아, 괜찮을까?

by 보라진


이제 결혼 1년 차, 시댁은 저 멀리 미국에 있다. 그만큼 명절이 자유로운 우리 부부는 추석 연휴에 어디로 갈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바다를 너무 좋아하는 우리는 1년 전 신혼여행 때도 배낭을 메고 그리스의 크레타섬으로 가 곳곳의 바다를 찾아다니며 같은 지역의 바다이지만 어떻게 이렇게나 물의 빛깔, 물의 맛, 주변을 둘러싼 환경 등이 다를 수 있는가를 이야기하곤 했다. 그래서 이번 여행도 어떤 나라에, 어떤 지역에 있는 바다가 좋을까 하고 고민하던 중, 이탈리아 남부에 있는 아름다운 빛깔을 가진 바다들이 눈에 들어왔다.



항공권부터 예매하려던 차에 문득 엄마의 말이 생각났다. '이탈리아 남부 여행을 언젠가 꼭 한번 해보고 싶어'라는. 매년 다가오는 2번의 명절을 한 달 전부터 심적인 압박으로 힘들어하던 엄마를 한번 구해줘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우리 엄마만 데리고 가자니, 시어머니가 생각났다. 멀리 있어 자주 뵙지 못해 이번 기회에 이탈리아에서 만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엄마만 같이 가게 된다면 나와 남편이 온전히 바다를 즐기지 못할 것 같아 서로의 짝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짧고 쉬운 생각으로 여행의 계획은 시작되었다.



"이탈리아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


"누구랑 가?"


"우리 엄마랑 남편 그리고 시어머니"



대부분은 "괜찮겠어?"라는 반응들이었다. 사실 나도 걱정이 앞서긴 했다. 1년 전에 상견례, 결혼식에서 한 번 만난 분들과 함께 여행을 가는 것이 괜찮을까? 괜히 서로 감정만 상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여행이 휴식이 아닌 더 많은 걱정과 일들을 남기게 되지 않을까?라는 아직 부딪혀보지 못한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여행 기간을 조율하는 과정부터, 각자가 여행에서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지 조심스럽게 물어보며 '과연 우리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여행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두 엄마들에게 좋은 시간을 마련한 것 같아 뿌듯했고, 후회 없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 약 6개월에 걸쳐 여행을 준비하고, 계획하고, 기대했다. 예산이 넉넉했던 것은 아니기에, 우리는 모든 일정을 에어비앤비로 예약하고 조금 더 자유로운 일정을 위해 렌터카를 이용하기로 했다. 10일이라는 시간 동안 로마에서 시작해 나폴리, 카프리섬, 폼페이, 소렌토, 아말피, 포지타노 그리고 마지막 아씨씨까지. 각자가 원하는 여행의 의견을 반영해 야무지게 여행을 계획했다. 너무 서두르지 않고, 여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바람이었다.



여행 계획을 시작한 나뿐만 아니라, 남편과 시어머니 그리고 엄마 또한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혹시나 감정이 틀어질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과 동시에 자식들과 함께하는 첫 유럽여행의 설렘, 그리고 좋은 추억으로 남을 여행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속에 있는 염려들을 겉으로 드러내기보다는 괜찮을 거라는 다독임으로 나를 응원해 주는 엄마들에게 감사했다.



푸르른 바다를 마주할 생각에 들뜬 우리 부부와, 로마의 역사를 걷고 싶은 우리 엄마와 시어머니 모두 각자 여행의 기대를 안고 그렇게 이탈리아 여행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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