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meday Jul 22. 2016

생각의 흐름대로 글쓰기

브런치 앱을 열어서 글을 쓰려고 시도하는 횟수에 비해 완성되는 글은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편이다.


머릿속에 많은 생각들이 얽혀 있고 그 생각들을 써 내려갈 수 있다면 뭔가 정리가 될 것만 같아서 써보려고 시도하지만 두, 세 문장 이상 제대로 쓰기가 쉽지 않다.


가끔 페이스북 '과거의 오늘' 알림 덕분에 만나게 되는 4,5년 전의 나는,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생각이 깊고 그 생각을 글로 잘 표현하는 아이였던 것 같다. 하지만 그때는 그렇게 생각해본 적도 없고 지금도 그 글들을 보기 전까지는 당연히 지금이 더 나은 사람? 더 나은 화자? 일거라고 나도 모르게 생각했던 것 같다.


사실 내 이십 대를 반으로 뚝 잘라 생각했을 때 20-25세였던 그 5년이, 그 이후의 5년보다 훨씬 더 많은 책과 영화를 보고 훨씬 더 많은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지 않았나 싶다.


본격적으로 직장을 다니기 시작한 26세 이후로는 책과 영화보다, 나에 대한 고민보다, 아무래도 직장에 더 많은 힘과 노력과 생각을 쏟았으니 어쩔 수 없는 일 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직장을 위한 노력도 그 분야에 대한 나의 지식을 쌓아주었고 소설보다 마케팅 서적을 읽으며 나름의 기초를 열심히 쌓았으며, 그 시간 또한 지금의 나를 만드는 데 있어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말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나의 생각과 고뇌를 글로 표현하는 능력은 아마도 5년 전쯤에 멈추어 정체되었거나 퇴보했으리라.


그러고 보니 역시, 이런 것만 보아도 나이가 많다고 해서 더 나은 사람이거나 더 생각이 깊거나 더 많이 아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위의 나처럼?) 내가 나이가 더 많으니 더 많이 안다든가 더 잘 판단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이게 바로 일명 꼰대가 되어가는 과정일 테지.


글쓰기의 어려움에서 시작하여 꼰대의 길까지 새버렸다. 생각의 흐름대로 글을 쓰다 보면 이런식이 되는 것이지. 내가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고 나름 많이 보기도 했지만 딱히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사실 쓰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맞다 일기 쓰는 것도 너무 싫었다. (다 그런가?)


그리고 사실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풀리지 않는 고민되는 문제들에서 벗어나 쓸데없는? 생각을 하기 위해서 라고 해야할까. 오전 반차를 내고 오후 출근길에 글을 쓰다가 퇴근 5분전에 다시 마무리를 하려고 하니 전혀 마무리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퇴근시간이니까 그만 써야지.


원래 이러려고 브런치를 만들었던 건데 (정말 끄적이기 위해서) 뭔가 내가 쓴 글이 어딘가에 노출되고 기분이 좋고 구독자가 늘고, 하다보니 인기 좋은 글을 써야지! 어떤 글을 사람들이 좋아할까? 내가 이런글을 쓰면 읽기에 이상하겠지. 라는 생각을 어느새 하고 있었다.


나란 인간은 도통 나 스스로를 위해 하는 일이라고는 많지 않은 인간. 


자 이제 정말 그만 

매거진의 이전글 카카오택시를 불렀는데 폭스바겐이 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