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야무JIN Jan 19. 2024

삶은 늘 나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준다

커리어 모험생 입니다 #2

밑미 리추얼 <매일 30분 공부하기>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스포츠 댄스 사진 1장과 함께 글이 올라왔다. 오늘 하루를 한 장면으로 찰칵! 수집한다면 스포츠 댄스를 시작한 순간인데, 10년 만에 다시 배우게 되었다고 말이다. 오랫동안 바랬던 무언가를 마음속에 꽁꽁 묵혀두다가 밖으로 내보이기까지의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까. 실망할까 봐 선뜻 용기 내지 못하는 날들이 쌓이게 되는 게 마냥 부끄럽기만 했지만, 어쩌면 아직 때가 아니기 때문일 수도 있으니 그 시간이 오기까지를 기다려야 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오히려 그때가 되었을 때 기다린 시간만큼 더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 테니까.  


삶은 언제나 내가 바랬던 것을,
상상할 수 없었던 방법으로, 
내게 더 좋을 때에 준다.


리추얼 단톡방에 남겨주신 귀한 문장이었다. 매일 이리저리 치이며 삐딱해져 버린 마음이 따스해졌다. 다만 지금의 나와는 꽤나 먼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바랬던 것을 만난 순간이 아니라, 그때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라 저 문장이 마냥 요원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흔히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과정은 쉽지 않다. 바랬던 목표는 멀게만 느껴지고, 가닿을 수 있을지 확신은 없다. 간절히 원해도 언제쯤 닿게 될지 막연하기만 하다. 그런 나를 위해 한 가지 문장을 만들 수 있다면 어떤 문장을 쓸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을 하다가 다음과 같은 문장이 떠올랐다. 

 

삶은 늘 나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준다.


유튜브 <셜록현준> [돈과 꿈에 대하여 : 상담소 A/S]에서 인상 깊은 이야기가 나온다. "어떻게 건축가가 되었습니까?"라는 질문에 "그냥 하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라고 답을 한다고 했다. 외우는 거 싫어서 이과에 갔고, 대학교는 수학도 싫어해서 갈만한 데가 건축과 밖에 없었다고 말이다. 


+) 멘토에 관한 좋은 이야기도 나오는 데 시간 되실 때 꼭 한 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생각해 보면 나도 비슷했다. 수학을 잘할 자신이 없어서 문과를 갔고, 재미없어 보이는 거 다 빼고 남은 것 중에서 제일 재밌게 공부했던 역사학과를 골랐다. 우연히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를 알게 되어 복수전공을 하게 되었다. 이때 마케팅을 만나 지금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나 운명이라는 거창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삶은 내가 원했던 방향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때로는 소거법으로 때로는 뜻하지 않은 기회를 만나 길이 조금씩 생기고 또 보이는 게 된다. 최선보다는 차선을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하면서 길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인지 첫 번째 기회를 놓쳐서 더 겸손하게 되고 두 번째 기회를 만날 수 있음에 더 감사하게 된다. 그렇다. 삶은 늘 나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준다. 


그러니 지금 잘 풀리고 있지 않는다고 해서 혹은 내 마음처럼 되는 일이 없다고 해서 너무 좌절하거나 슬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두 번째 기회는 또 오기 마련이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오늘 하루를 충만하게 살아내는 거 아닐까. 작은 시도가 쌓여서 극적인 성공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   


내가 만일 다시 젊음으로 되돌아간다면,
겨우 시키는 일을 하며 늙지는 않을 것이니
아침에 일어 나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어 
천둥처럼 내 자신에게 놀라워하리라

신(神)은 깊은 곳에 나를 숨겨 두었으니
헤매며 나를 찾을 수밖에 
그러나 신도 들킬 때가 있어 
신이 감추어 둔 나를 찾는 날 나는 승리하리라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이것이 가장 훌륭한 질문이니 
하늘에 묻고 세상에 묻고 가슴에 물어 길을 찾으면 
억지로 일하지 않을 자유를 평생 얻게 되나니

길이 보이거든 사자의 입 속으로 머리를 처넣듯 
용감하게 그 길로 돌진하여 의심을 깨뜨리고 
길이 안 보이거든 조용히 주어진 일을 할 뿐 
신이 나를 어디로 데려다 놓든 그곳이 바로 내가 있어야 할 곳

위대함은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며 
무엇을 하든 그것에 사랑을 쏟는 것이니 
내 길을 찾기 전에 한참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천 번의 헛된 시도를 하게 되더라도 천한 번의 용기로 맞서리니

그리하여 내 가슴의 땅 가장 단단한 곳에 기둥을 박아 
평생 쓰러지지 않는 집을 짓고, 
지금 살아 있음에 눈물로 매 순간 감사하나니 
이 떨림들이 고여 삶이 되는 것

아, 그때 나는 꿈을 이루게 되리니
인생은 시(詩)와 같은 것
낮에도 꿈을 꾸는 자는 시처럼 살게 되리니
인생은 꿈으로 지어진 한 편의 시

구본형, ≪미치지 못해 미칠 것 같은 젊음≫, 뮤진트리, 2011, 7-10쪽 <서문>에서 발췌



매거진의 이전글 걱정보다는 기대를 안고 잠들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