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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봉 UXer Jun 28. 2023

추천의 시대

디지털 서비스가 성숙되어감에 따라서 사용자가 서비스에서 정보를 찾는 경험보다는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정보를 찾아주는 경험이 더 일반화되어가고 있다. 


위 예시는 평소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자신과 전혀 상관없지는 않은데' 하고 반응하게 만드는 추천방식이다. 때문에 기대하지 않았지만(unexpected) 사용자에게 적절해야(relevant) 한다


현재의 UX/UI는 '찾는 경험'을 완전히 대체하거나 배제하지 않고 '찾는 경험'과 '찾아주는 경험'이 상호 공존하고 있는 상태이며, 때문에 탐색과 개인화/추천의 특징들이 서비스 곳곳에서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결합되고 있다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추천을 하고, 사용자의 입장/의사결정에 따라서 탐색이 이어지는 경향도 짙어지고 있다. (아래 예시: 굴v과 함께하면 어떨까요?, 비슷한 스타일을 추천해요)


위와 같이 추천을 통해서 '무언가를 제시'한 다음 사용자의 탐색이 이어지는 UX 디자인은 <동기 유발> 측면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이것은 마치 '상품을 진열해놨으니 알아서 찾으세요'라고 하지 않고, '이번주에는 고객님에게 먼저 이 상품을 추천드려요. 어떠세요?'라고 묻는 것과 같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어지간한 단골 고객이 아닌 이상 그것이 틀릴 확률이 높겠지만, 디지털은 단골 고객이 아니더라도 확률적인 정확성 면에서 더 높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데이터, 개인화, AI 활용 전까지 디지털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추천의 대부분은 익숙한 무언가를 우선순위에 따라서 제시하는 방식이었다. 인기상품(Best), 신상품(New)이 그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그러나 익숙한/우선순위 높은 아이템만 추천할 경우, 서비스내에서 만날 수 있는 내용이 진부해지고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기있는 것이 더 인기있어지고, 인기없는 것은 (해당 사용자와의 적합성 여부를 떠나서)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덜 보여지게 되는 것이다. 

인기없는 Cold Item들을 살려서 서비스내에서의 경험을 어떻게 더 풍부하고 폭넓게 할 것인가? 사실 이것이 문제 자체는 아니다. 인기가 있는 것은 인기가 있는 이유가 있을 것이고, 사람들은 인기있는 것에 더 끌리기 때문이다. 실제 문제는 '그것이 더 적합함에도 불구하고' 제시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사용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아이템을 단지 인기가 없다는 면에서 (본인이 직접 발품을 팔지 않는 이상) 만날 수 없게 된다. 


다행히 디지털서비스가 발전하고 사람들의 일상생활이 디지털로 전환되어감에 따라서 더 많은 데이터가 쌓이고, 더 다양한 개인화/사용자주도권의 계기가 발생하고, 거기에 더해 AI가 '추천 면에서도' 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추천은 익숙한 아이템을 추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참신한 무엇가(Novelty something)'를 추천하는 식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게 인기 있어서가 아니라 그(녀)에게 더 적합하기 때문에 추천된다. 적합성(relevancy)은 참신한 추천을 위한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AI는 선형회귀와 같은 방법을 이용해서 사용자에게 확률적으로 가장 적합한 아이템을 제시한다. 둘 간의 상관관계가 높으면 높을수록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그렇지 않은 것들은 아무리 인기있어도 제시하지 않는다. 


(뜬금없는 얘기이지만 이 글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AI의 기본 지식을 배우시기 바란다. 예전 글에서도 밝혔듯이 AI는 현시대 UX Design의 가장 강력한 도구이다. AI를 모르고 UX Design을 할 수 없다;;)


최근의 추천방식은 적합성(적절한)과 기대안함(Unexpected)를 기준으로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사용자의 관심사/취향에 적합하고, 그가 예상했던 것이다 = 참신한 추천

2. 사용자의 관심사/취향에 적합하지만, 예상하지 않았던 것이다 (최근 관심사에서 거리가 먼) = 뜻밖의 추천

3. 사용자의 관심사/취향에서 멀다.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것이다 = 폭넓은 추천


우리는 전통적인 추천방식인 '인기있는, 새로운'에 더해서 '참신한, 뜻밖의, 폭넓은' 추천을 잘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다양한 추천방식들이 어떻게 결합될 수 있는 지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네이버쇼핑의 For You와 신한은행 자산관리 서비스인 '머니버스'를 적극 추천한다.




여러분들이 직접 여러분들의 최근 활동, 관심사, 취향 등을 떠올리시면서 써보셔야 한다. 어떤 추천방식이 들어갔고, 어떤 것들이 안들어갔으며, 어떤 것들이 들어갔어야만 하는지 생각해보시길 권한다. 


지금은 누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간에 '추천의 시대'이다. 


부디 화석같은 서비스들을 그만 만났으면 싶어서 글을 올린다. 아직까지 90년대에 만들어진 UX원칙들만 앵무새처럼 되뇌이며 UX 전문가입네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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