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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나트립 Oct 16. 2018

그레미 어워드를 수상한 성가대 합창을 라이브로 듣는다

뉴욕 가스펠 투어

뉴욕은 참 볼거리가 많은 도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랜드마크가 수두룩하고, 헐리우드 영화와 미드에 단골로 등장하는 근사한 브런치 카페들과 맛집들, 그리고 멋진 공연을 볼 수 있는 브로드웨이의 극장들...


오늘은 그렇게 익숙하게 유명한 것들 외에 조금은 낯설고 생소하게 느낄 수 있는 할렘지역 투어를 소개한다.

할렘은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뉴욕 여행지는 아니다. 아마도 흑인 문화에 대한 약간의 편견과 '할렘가'라는 단어가 주는 두려움? 때문인 듯 하다. 하지만, 할렘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뜻 밖의 보물이 숨어있으니 이제 슬슬 그 보물찾기를 하러 떠나보자.


할렘은 일반적으로 맨하튼 센트럴 파크 북부지역을 통칭하는 말이다. 

애초에는 백인 중산층을 위해 개발한 지역이지만 인기가 없어서 입주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주택가의 가격은 점점 떨어졌고 이후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흑인, 히스패닉, 멕시칸들이 이 곳에 터를 잡아 뉴욕 최대의 흑인 거주지역을 형성하게 된다.

한 때 '할렘'이라는 단어는 빈민가, 마약, 폭력, 범죄 등등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며 우울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던 적도 있지만 최근 들어 치안유지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결과 많은 이미지 개선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독특한 흑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관광상품이 활발하게 개발되면서 할렘은 뉴욕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할렘을 혼자서 방문하기가 조금 망설여진다면, 이런 소규모 그룹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오늘 소개할 뉴욕 할렘 투어는 '가스펠 도보투어'이다. 

매주 일요일, 할렘의 주요 랜드마크를 가이드와 함께 둘러본 후에 흑인 교회의 성가대가 부르는 가스펠 합창을 직접 관람하는 형식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다.

할렘 가스펠 투어는 상대적으로 동양인들보다는 자국인 미국인들과 유럽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힙합, 소울, 재즈 등의 흑인음악이 그들에게 더 인기가 있는 장르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폴로 극장(Apollo Theater)

투어 중 방문하는 할렘의 랜드마크 중 하이라이트는 바로 아폴로 시어터(Apollo Theater)이다.

이름만으로도 한 시대를 떠오르게 하는 마이클 잭슨, 스티비 원더, 빌리 홀리데이, 말콤X, 엘라 핏제랄드 등 대중음악의 전설적인 거장들이 이 곳 할렘의 아폴로 시어터에서 데뷔를 했는데, 그런 이유로 음악 좀 듣는다는 사람에게 이 곳은 성지와도 같이 여겨지며 현재도 신인 인재발굴이 활발하다.



아비시니안 침례교회(Abyssinian Baptist Church)

건립된 지 100년 넘은 아비시니안 침례교회(Abyssinian Baptist Church)는 미국의 오랜 흑인 인종차별에 저항했던 역사적인 상징물이다. 교회 신도들의 좌석을 인종차별적으로 제한하고 구분하는 것에 항의하여 1809년에 흑인들만의 교회를 세운 것이 이 교회의 최초 기원이다. 현재의 장소에 현재의 건물이 지어진 것은 1923년이며, 1993년에는 뉴욕시의 랜드마크로 지정이 된다. 


이 교회의 파웰 목사는 뉴욕시 최초의 흑인 의원으로 당선 되었고, 이후로도 이 곳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회의 중심에서 중대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 밖에도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실반테라스의 돌담길, 스트리버스 로우 등의 뉴욕적이면서 아름다운 건물과 골목도 돌아본다.




성가대 가스펠 합창

그리고 뭐니뭐니 해도 할렘 투어의 하이라이튼 교회 성가대의 가스펠 합창 관람이다. 교회 내부에서조차 신도들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더 많을 정도로 이 곳 성가대 합창의 명성은 세계적이다. 방문객들은 그것을 들으며 어려빚 않게 영화 '시스터 액트'를 떠올린다. 마치 진짜 영화 속의 한장면에 들어와 있는 감동을 느끼며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내곤 한다. 세계적인 뮤지컬 가수나 그 외의 어떤 프로패셔널한 가수들의 무대와 견주어도 절대 모자람을 느끼지 않는다는 데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예배 중일 때에는 사진 촬영이 금지 되어 있지만 노래가 끝난 다음에는 촬영이 가능하기도 하다.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채, 가스펠 공연을 보러 개인적으로 교회를 찾는 일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예배를 위한 장소인 만큼 지켜야 할 에티켓이 엄격하지만 주의사항에 대한 안내를 듣지 않은 단순한 관광객들이 저지르는 실수들 때문에 교회가 그들을 그리 환영하지 않기 때문이며, 그 외에도 개인적인 방문을 할 경우에는 입구에서 엄청나게 긴 줄을 대기해서 기다려야 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슬리퍼, 반바지, 소매없는 옷은 삼가해야 하며, 경건한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교회 안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일 또한 삼가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라 하겠다.


할렘 가스펠 투어는 일요일마다 진행되며, 독립기념일(7/4), 추수감사절(11월 4째주 목요일), 추수감사절 다음 금요일, 크리스마스 이브, 크리스마스, 새해 첫 날은 투어가 허용되지 않는다.


투어가 진행되는 동안의 교통수단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사전에 Metro Subway Card를 준비해야 한다.



헐리우드 영화 속, 어둡고 음침한 할렘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전 뉴욕시장 줄리아나가 '클린 뉴욕'을 이루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범죄 퇴치와 치안유지, 재개발 사업 등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할렘의 가장 큰 번화가인 125번가를 관광객 혼자 다니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안전하며, 전 미국 대통령 클린턴도 이 곳에 사무실을 가지고 있을 정도이고 맥도널드와 스타벅스 등의 미국을 대표하는 프렌차이즈 상점들이 즐비하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 할렘은 흑인 문화의 성지다. 어쩌면 할렘을 보지 않았다면 진짜 뉴욕을 만나보지 못한 거라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할렘 투어는 다인종, 다민족이 모여 사는 인종의 용광로인 미국과 뉴욕의 다국적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문화적이고 교육적인 투어라고도 할 수 있다.


보다 미국적인 미국, 보다 뉴욕적인 뉴욕을 여행하고 싶다면 할렘 가스펠 도보투어를 추천한다. 미국을 좀 더 깊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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