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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나트립 May 29. 2018

아부다비,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건축물이 아닌 예술품

아부다비는 아랍에미레이트 6개의 토후국 중 하나이면서 아랍에미리트의 수도로서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도시다. 두바이 서쪽으로 차를 타고 대략 2시간 정도 이동하면 아부다비에 닿을 수 있다.  두바이와 아부다비 두 곳 모두 직항 노선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아부다비로 여행을 할 경우, 아부다비로 직접 가거나 두바이에서 당일 투어를 다녀오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나는 이번 두바이 여행 중 하루의 시간을 내어 아부다비를 다녀왔다. 그리고 모든 아부다비의 볼거리들 중에서 가장 멋진 곳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Sheikh Zayed Grand Mosque)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는 줄여서 셰이크 자이드 모스크 혹은 그냥 그랜드 모스크로도 많이 불린다. 
흔히 사람들은 이 사원은 아부다비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보아야 하는 곳으로 생각하며,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곳을 방문한 후의 내 생각은 조금 역설적으로 바뀌었다. 이 곳은 아부다비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꼭 들러야 하는 곳이 아니라 이 곳을 보기 위해서 일부러라도 반드시 아부다비를 여행해야 한다는 것이 지금의 내 생각이다. 그만큼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는 아름답다.



아부다비 그랜드 모스크는 UAE 초대 대통령인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Sheikh Zayed bin Syltan Al Nahyan)이 이슬람 국가들의 화합을 기원하며 지었다고 한다. 모스크의 이름도 그의 것을 땄다. 1996년에 착공하여 10년 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완공은 2007년에 이루어졌으니 나이로 치면 이제 갓 10살이 넘은 어린아이 같은 사원이다.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랍의 갑부 '만수르'의 아버지. 그는 아랍에미레이트 연합을 세우고 아부다비 사람들에게 국부로 불릴 만큼 엄청난 존경을 받았었고, 그가 죽은 후 이 모스크에 그의 주검이 모셔졌기에 아부다비 사람들에게 이 사원은 특히나 더 성스럽고 각별한 장소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건축물이 아닌 예술품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는 세계에서 8번째로 규모가 큰 사원이다. 이렇게 큰 사원의 외관과 내부의 벽, 바닥 등이 모두 대리석인데  마케도니아(그리스) 산이라고 한다.



총 82개의 돔으로 구성되어 있는 거대한 이 사원은 주요 자재인 대리석 외에도 금, 보석, 크리스탈, 도자기 등의 고급 천연 자재들로 만들어져 사원의 안과 밖, 바닥부터 기둥, 천장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면모를 뽐내지 않는 구석이 없다.



보안 검색을 거친 후 들어선 사원의 앞마당을 거쳐 아치형의 모스크 입구에 들어서면 눈처럼 흰 대리석이 태양의 강렬한 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난다. 반질거리는 대리석 바닥 위로 사원 건물이 그대로 반사되는 모습은 마치 거울 같다.



사원은 지붕이 없는 커다란 사각형의 광장을 가운데 두고 사방을 ㅁ자 형태의 회랑과 건물이 둘러싸고 있는 형태인데 일반인들은 이 가운데의 큰 홀에는 들어갈 수 없다. 아마도 특별한 날 큰 예배를 드릴 때에만 개방을 하지 않을까 싶다.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에서 예배를 올릴 때면 최대 40,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하니 그 크기가 좀 더 실감이 난다. 



지붕이 없는 커다란 홀(광장)의 바닥은 색이 있는 돌들로 아름답게 모자이크 되어 있다. 신비롭고 아름답다.



주 기도실로 이동하는 양 옆의 회랑은 수많은 기둥들로 이루어져 있다. 



새하얀 대리석 기둥의 위쪽에는 금빛으로 장식된 종려나무 잎사귀 모양이 화려하게 눈길을 끌고, 아름다운 빛깔의 돌들을 꽃과 덩굴 모양으로 기둥 몸통에 새겨져 있어 단순함을 비켜 갔다.



꽃과 덩굴 모양의 장식은 회랑뿐 아니라 주 기도실 입구와 그 외 실내의 구석구석에도 미쳐 있다.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절대 초라하지 않은 딱 좋을 만큼의 장식이 마음에 든다.



주 기도실에는 7개의 샹들리에가 있다. 이 사원 샹들리에는 특별히 아름답기로 명성이 높은데 많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드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이 곳의 샹들리에는 사용된 보석의 값어치만큼이나 화려해서 보는 순간, 럭셔리!라는 단어가 저절로 튀어나온다. 무게만 12톤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샹들리에 중 하나로 꼽히는 작품도 있다. 



셰이크 자이드 모스크의 럭셔리한 예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메인 기도실에 깔려 있는 양탄자!
이것 또한 걸작인데, 칼리키(Ali Khaliqi)라는 예술가가 디자인한 작품으로, 값비싸기로 유명하다는 말 그대로의 페르시아 카펫이다. 5,672제곱미터로 세계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무게가 무려 35톤! 제작 기간이 2년이나 소요되었다고 한다.



어디 한 구석, 어느 것 하나 소홀하게 만들어진 것이 없는 아부다비의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이 곳은 건축물이라기보다 다양한 예술품들의 조합이자 또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예술품이다.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관람 규칙

이슬람 사원을 관광객이 방문하려면 옷차림에 조금 신경을 써야 한다. 때때로 관광객들은 이런 그들의 규칙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기도 하지만, 모스크가 무슬림들에게는 신성한 기도처인 만큼 이슬람교를 믿지 않는 단순 방문객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규칙을 존중하는 것은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입구에서 1차로 관광객들의 복장 등을 살펴보고 통과시키는데, 그곳에 크게 세워둔 주의 표지판에 복장에 대한 안내가 알기 쉽게 그림으로 표시되어 있다. 



남자의 경우 반팔 차림까지는 허용이 되지만 맨소매나 반바지는 허락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림에는 없지만, 찢어진 청바지 또한 제약을 받을 수 있으므로 착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자는 조금 더 까다로운데 반팔, 반바지 모두 허락되지 않고, 머리카락도 스카프 등을 이용해서 가려야 한다. 긴 바지나 긴치마를 입더라도 반드시 복숭아뼈까지 모두 가려져야 하고, 살이 비치는 망사 혹은 니트 소재 또한 착용이 제한된다. 
남녀 모두 일반적인 형태의 청바지는 착용 가능하다. 그리고 어린아이의 경우에는 남녀 모두 반팔과 반바지가 허용되며 여자 아이의 경우에도 머리카락이 보여도 괜찮다. 특이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긴 바지나 스커트 아래로 보이는 맨발은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점!

만약, 사전에 입장 가능한 옷차림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사원 내에 있는 기념품 샾에서 이슬람 전통의상을 구매하여 입장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이 조금 애매하다. 분명 그전에 내가 접했던 정보로는 입구에서 대여를 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이번에 내가 여행을 갔을 때에는 옷을 사야만 한다고 했던 것! (그 사이 규칙이 바뀌기라도 한 것인지...)
나는 복장을 잘 갖춰서 갔다고 생각했었지만 윗옷으로 입은 니트 소재의 옷이 문제였다. 살이 거의 비치지 않았고, 사전에 현지인에게 나름의 검사(?)까지 받았기에 전혀 걱정하지 않고 당당하게 입구로 들어서려는데 출입 제지를 당하고 말았다. 결국 그들이 시키는 대로 아바야(Abaya)라고 하는 검은색 전통의상을 살 수밖에 없었다. 가격은 대략 2만원 정도.



모스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일종의 보안검사를 거친다. 사원으로 들어가기 남녀가 따로 줄을 서서 검사를 받는데 이때 정식 복장 검사 아니라 소지품 검사도 받는다.  검색대에서 허락되지 않은 물품들은 입구에 맡겨 두고 들어간 후에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서 되찾아 나올 수 있으므로 큰 염려를 할 필요는 없다. 참고로, 사원 안에서는 무언가를 먹는 행위와 흡연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담배나 물, 간식류 등은 가지고 가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외에도 큰 소리로 떠드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으며, 휴대폰으로 통화하는 것도 금지사항이다. 그렇다 해도 사원 안으로 휴대폰을 가지고 들어가는 것 자체가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카메라로 사용하는 것은 허용).



검사를 모두 마치고 사원 안으로 입장해서도 사원의 내부로 들어설 때는 또 한 번의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 신발 벗기!
모스크 내부로 들어서는 입구에 신발장이 있는데, 그곳에 신발을 벗어두고 들어가면 된다

사원 내에는 여러 명의 안내 직원들이 있다. 이들은 사원 내부를 다니며 복장이나 행동이 규칙에 어긋나는 사람들에게 정정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강압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것은 아니며 조용히 잘못된 행동 등을 지적해 주는 정도이다. 부부나 커플끼리의 여행이라고 하더라도 지나치게 과도한 포즈를 취하는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여자들은 머리에 두른 스카프 등이 벗겨지지 않도록 하는 정도의 주의가 필요하다.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운영시간


* 평상시
토요일 - 목요일 : 오전 9시 - 오후 10시 
금요일 : 오후 16:30 - 밤 10시  (오전은 무슬림들의 예배시간) 

* 라마단 기간 (2018년 기준 5월 16일 ~ 6월 13일)
토요일 -  목요일 : 오전 9시 - 오후 1시
금요일 : 휴무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는 2007년 완공된, 21세기의 건축물이다. 그렇지만 아랍권의 어떤 모스크들과 견주어도 그 가치와 미학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는 당당함이 있다.

엄격한 원리주의에 빠져서 외부와의 소통을 철저히 차단하는 이슬람이 아닌 개방적이고 유연하며 아름답기까지 한 이 곳은 이슬람 문화권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보여주는 지표 같은 곳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결합되어 있는 아부다비의 꽃과 같은 곳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다음의 일정을 위해 모스크를 벗어나며... 신비로운 조명에 불을 밝힌 밤 풍경 또한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고 하던데... 언젠가 반드시 이 곳의 야경을 보러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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