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리케이션의 활용법
내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거기 지금 몇 시더라?
나는 남편과 연락을 하기 전 미리 시간을 체크하는 편이다. 남편에게 먼저 연락이 오면 그냥 답장을 하면 되지만 먼저 연락을 할 때에는 현지시간을 먼저 보고 한다. 새벽일 수도 있고, 픽업(현지-한국 비행을 위해 호텔에서 pick up 하는 것) 전이라 잠을 청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행을 하던 시절, 조그마한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했던 적이 있다. 시간 강박관념 때문인지 잠을 자도 선잠을 자게 되고 잠귀도 밝게 변했다. 그전까지는 누가 업어가도 모르게 자는 편이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조그만 소리에도 깨곤 한다(비행도 안 하는데). '비행 전에는 무조건 마음 편하게 푹 자는 게 좋다!(물론 그렇게 되긴 힘들 때가 많지만)'고 생각하는 나이기에 이 점에 있어서 남편에게 배려를 하는 편이다.
유럽이나 미국은 남편이 자주 나오는 스케줄이라 대충은 알고 있는 편이긴 하나 워낙 넓은 곳이라 시간이 조금씩 차이가 나 휴대폰에 비엔나나 시카고 같이 자주 나오는 스케줄은 저장해놓고 지우지 않는다.
남편과 관련된 자주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 중 하나가 'Flight aware'라는 앱인데 항공기의 현재 위치, 정확한 도착시간 등을 알려주어 편하다.
예를 들면, 남편과 도착 후 약속이 있어서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연락이 안 온 다면 이 앱을 확인하면 된다. 보통은 랜딩 후 리무진을 타면 나에게 연락을 하는데 시간이 한참을 지나도록 연락이 오지 않아 확인해보면 십중팔구 지연이 되고 있다(내 친구가 이걸 보고 나에게 스토커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나도 매번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남편과 저녁 식사 등 약속을 잡았는데 도착 후 한두 시간이 넘도록 연락이 안 될 때 보는 것이다!). 항공사 어플리케이션은 여객기 스케줄만 보여주는 반면 이 앱은 여객기와 화물기 모두 알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하다.
승무원으로 근무 한지 20년 넘은 선배님들 말을 들어보면 옛날 옛적 그 시절에는 남자 친구가 호텔로 전화를 해서 방으로 연결해 통화를 했다고 한다. 국제 전화라 마음대로 오래 통화도 못하고 무사 도착만 확인하고 끊고 했다곤 하는데, 요즈음엔 영상통화까지 무료로 되니 참 얼마나 편리한 세상인지.
내가 대학생 때만 해도 스마트폰이 흔하진 않았었는데 요즘은 스마트폰 없는 사람을 볼 수가 없다. 이런 디지털 시대에 살 수 있음에 감사하며(가끔은 아날로그 시대가 그리울 때가 있긴 하지만) 지금 하와이에 가 있는 남편에게 전화나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