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양육권 소송, 법원은 어떻게 양육권자를 결정할까?
최근 ‘부부의 세계’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이혼소송에서 무리한 행동을 하려는 의뢰인이 많아진 듯하다. 특히 부부의 세계 6화에서 선우가 태오를 자극하여 일부러 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준영에게 목격하게 해서 양육권을 가져왔는데, 이걸 인상 깊게 본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드라마는 드라마일뿐, 현실에서는 이와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한다고 해서 양육권자로 지정되지는 않는다.
양육권자를 지정할 때 법원에서는 여러 가지 요소를 놓고 판단한다. 가장 우선적으로 보는 것은 자녀와의 애착관계이다. 그동안 주로 누가 양육을 해왔는지, 현재 누가 양육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게 된다. 맞벌이가 많아졌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나라는 엄마가 자녀 양육을 주도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고, 그 때문에 양육권 소송에서 여자가 유리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여성에게 양육권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며, 자녀와의 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쪽이 양육권자가 될 것이다.
자녀의 환경이 갑자기 바뀌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기에 법원에서는 현재 누가 양육하고 있는지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양육권 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부부 사이에 자녀를 약취해가기도 하는데, 오히려 법원에서 불리하게 판단하는 경우가 많기에 좋은 방법이 아니다. 물론 무조건 현재 양육하고 있는 쪽에 양육권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고, 가사조사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판단하고 있다.
경제적인 능력도 양육권자 지정에서 중요한 요소다. 양육비를 주지 않는 아빠들의 명단을 공개한 ‘배드파더스’ 홈페이지가 이슈가 되었듯 비양육자가 양육비를 주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이를 강제로 집행하는 것도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있다. 그렇기에 자녀를 양육할만한 경제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조건 높은 소득을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고, 어느 정도 고정적인 소득이 있으면 된다.
자녀 양육을 도와줄 양육보조자의 유무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대부분 부모님이 양육보조자의 역할을 해주는데, 부모님이 생활비나 주거를 제공할 수 있는 등 경제적으로 지원을 해줄 수도 있고, 실제로 자녀의 양육을 도와줄 수도 있다. 맞벌이가 늘어나면서 아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누구의 도움을 받든 자녀 양육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가 어느 정도 나이가 있고 독자적으로 판단이 가능할 경우 자녀의 의사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의 경우에는 부모님의 말을 그대로 따라하는 경우가 많아서 엄마를 따라가면 엄마 편을, 아빠를 따라가면 아빠 편을 들게 된다. 주중에는 엄마랑 살고 싶다고 하다가 주말에 면접교섭을 마치고 오면 아빠랑 살겠다고 하는 등 어린 아이들의 말은 신뢰하기 어렵기에 크게 중요하게 판단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느 정도 판단력이 생긴 이후에는 자녀들이 진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기도 하고, 가사조사에서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피력하기도 한다.
양육권 다툼은 이혼에서 정말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양육권자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비양육자로서도 양육비를 지급하고 면접교섭을 성실하게 하는 등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양육권 소송은 결국 자녀의 행복을 위해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http://www.ilyoseoul.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8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