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마다 느낌이 다른 여행지 홋카이도를 초여름에 만나다
♠ 홋카이도(北海道) 레일패스로 떠나는 기차여행
홋카이도는 대한민국 면적의 80%에 달할 만큼 크고 넓으며, 크게 도북(왓카나이), 도동(시레토코/쿠시로), 도중(삿포로/노보리베츠/후라노/비에이/아사히카와), 도남(하코다테) 지방으로 나뉜다. 각 지역마다 다채로운 특색을 지니고 있으며, 홋카이도 최고의 온천이라 불리는 노보리베츠를 비롯해 삿포로 시내 근처에 위치한 조잔케이 온천 등 홋카이도 하면 온천을 빼놓을 수 없다.
낙농업이 발달한 지역이라 치즈를 비롯해 유제품이 신선하고 맛있으며,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해산물이 풍부하다. 대표음식으로 카이센 돈(해산물 덮밥), 게 요리, 스시(오타루가 제일!!!), 삿포로 맥주, 삿포로 미소라멘 등이 있다.
또한, 홋카이도는 11~2월 겨울 동안에 매일같이 내리는 엄청난 눈으로 유명한데, 필자가 여행한 초여름(6월초)에도 산봉우리에는 녹지 않은 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겨울에 찾는 홋카이도 여행의 맛과 여름에 찾는 여행의 맛은 분명 틀리겠지만, 채 여행 성수기에 접어들지 않은 시기에 상대적으로 적게 든 여행경비와 비교적 한적한 분위기에서 나만의 여행의 맛을 만끽하는 것도 꽤나 괜찮은 경험과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참고로 필자는 저가항공을 이용했는데 5월말~6월초 성수기 직전의 왕복요금과 7~8월 성수기 요금이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비행시간은 갈 때가 2시간 40분 정도, 올 때가 3시간 정도 소요된다.
홋카이도는 이동 범위가 크고 교통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자신의 여행 계획에 맞는 교통수단과 이동 계획을 사전에 잘 수립하는 것이 좋다. 홋카이도를 처음 여행하는 필자는 4박 5일간의 여행을 <JR 홋카이도 레일패스> 5일권을 이용해 기차여행을 하기로 했다.
<JR 홋카이도 레일패스>는 3일권, 플렉시블 4일권, 5일권, 7일권이 있으며, 5일권의 가격은 22,000엔이다. 레일패스가 있으면 JR 홋카이도의 모든 노선을 횟수에 상관없이 유효기간 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데, 자유석 이용 시에는 개찰구에서 역무원에게 패스를 보여주기만 하면 되고, 지정석은 주요 역의 티켓 발급 창구에서 패스를 보여주고 지정석 티켓을 미리 발급받아 기차를 이용하면 된다.
필자는 신치토세공항역에서 레일패스를 발급받으면서 5일간의 기차 시간과 좌석을 미리 다 예약 & 세팅을 했는데, 이렇게 하면 정해진 기차 시간에 맞춰 딱딱 움직일 수 있을뿐더러 각 역마다 지정석 예약을 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어서 좋았다. 적극 권장하는 바이다.
재미있는 것은 지정석에 앉아 있으면 모든 기차마다 반드시 역무원이 티켓 검사를 했다. 심지어 자고 있는데 깨우기까지도 ㅎㅎ. 철두철미한 일본 사람들의 문화랄까.
♠ 필자의 4박 5일 홋카이도 기차여행 코스
1일차 : 인천국제공항 (12:20 출발) - 신치토세공항 (15:00 도착) - 노보리베츠 (온천마을 료칸에서 1박)
2일차 : 노보리베츠 - 하코다테 (역근처 호텔 1박)
3일차 : 하코다테 - 삿포로 - 오타루 - 삿포로 (오도리공원 근처 호텔에서 2박)
4일차 : 삿포로 - 비에이 & 후라노 (1일 버스투어) - 삿포로
5일차 : 삿포로 - 신치토세공항 (16:00 출발) - 인천국제공항 (19:00 도착)
♠ 필자가 여행지에서 둘러본 곳
- 노보리베츠 : 온천마을, 지고쿠다니(지옥곡)
- 하코다테 : 하코다테 메이지칸, 카나모리 아카렌가 창고, 모토마치 공원, 하코다테山 로프웨이, 새벽시장
- 오타루 : 오타루 역, 오타루 운하, 오르골당 본관, 스시야도리, 사카이마치도리
- 삿포로 : 삿포로 역 주변, 오도리공원, 시계탑, 스스키노 역 주변
- 비에이 & 후라노 : 패치워크 로드, 파노라마 로드, 아오이노케(청의연못), 흰수염 폭포, 팜 도미카, 닝구르테라스(요정의 숲)
♠ 노보리베츠 온천마을 '다이이치 타키모토칸'에서 료칸 체험
노보리베츠 온천마을에는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료칸들이 즐비한데, 필자는 그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다이이치 타키모토칸'을 택했다. 본관, 동관, 서관으로 구분될 만큼 규모가 컸으며, 욕탕의 규모도 상당했다. 남탕에서는 '지옥곡'의 전경을 유리창 너머로 바라보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색이다. 석식 및 조식 뷔페를 이용했는데 음식의 종류가 다양했고 맛도 괜찮은 편이었다. 특히 석식 뷔페 때 제공되는 대게 찜이 압권이다.
♠ 노보리베츠 '지옥곡' 전경
♠ 하코다테 '메이지칸' 및 '카나모리 아카렌가 창고' 주변 전경
하코다테 항만지역에는 붉은 벽돌로 지어진 창고들을 중심으로 역사적인 건물을 레스토랑, 기념품 숍, 카페 등으로 재활용한 시설들이 많다. 기념품 숍에선 독특한 디자인과 컬러의 다양한 유리공예 제품들이 눈에 띄었다. 살짝 흐린 날이었는데 흐린 하늘과 구름과 바다가 어울려 자아내는 풍경에 저절로 힐링이 되었다.
♠ 하코다테 '모토마치 공원' 주변 전경
하코다테 항이 내려다보이는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공원으로 올라가는 오르막 길은 산책 코스로 최고다. 메이지 시대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오래된 건물들이 주변에 많이 남아 있다.
♠ '하코다테山'에서 내려다본 전경
로프웨이를 이용해 하코다테山 전망대에 올랐다. '산로쿠 역'에서 단 3분이면 정상에 도착하며, 이용요금은 편도가 780엔, 왕복이 1,280엔이다. 전망대에는 버스 정류장도 있는데, 하코다테 역까지 한 번에 가는 노선도 있다. 필자가 간 날은 오후 늦게부터 안개가 심하게 낀 탓에 일본 3대 야경이라 불리는 하코다테의 야경을 완벽하게 보진 못했지만, 안개 낀 야경도 나름의 운치가 있어서 좋았다.
♠ 오타루 '오르골당 본관' 내외부 전경
1912년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을 이용한 일본 최대 오르골 전문점으로 약 3,400종, 2만 5천 점이나 되는 오르골이 비치되어 있다.
♠ 오타루 '사카이마치도리' 전경
이쁘고 다양한 음식점, 잡화점, 공예방들이 거리를 따라 양쪽에 늘어서 있다.
♠ '오타루 운하'의 야경
오타루 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 생각보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서 다소 실망스러웠다. 창고 내부는 음식물을 판매한다고 하는데 들어가 보진 않았다. 운하를 따라 난 산책로를 걸어보자.
♠ 삿포로 시내 전경 : 삿포로역, 시계탑, 오도리공원
삿포로 역을 중심으로 도보로 10분 거리에 다 위치하고 있다. 딱히 관광명소라 불릴 만한 볼거리는 아니다.
♠ 삿포로의 번화가 '스스키노' 전경
♠ 비에이 주요 명소 : 패치워크 로드 & 파노라마 로드의 풍경
♠ 후라노 주요 명소 : 아오이노케 & 흰수염 폭포 & 팜 도미카 & 닝구르테라스
♠ 먹거리 ① : 삿포로 맛집 '카니혼케' 대게 코스 요리
대게요리 맛집 '카니혼케'는 삿포로역점과 스스키노점 두 곳이 있는데, 필자는 스스키노점을 찾았다. 대게 샐러드, 대게 두부, 대게 탕, 대게 회, 대게 찜, 대게 그라탕, 대게 죽이 코스로 순서대로 나온다. 할인 쿠폰을 활용해서 1인당 5,000엔에 먹었다. 다다미 방에서 친절한 서빙을 받으며 먹는 대게 코스 요리의 맛은 상상에 맡긴다.
♠ 먹거리 ② : 삿포로 맛집 '스아게' 스프카레
처음엔 카레면 그냥 카레지 스프카레는 또 뭔가 했다. 삿포로에서 태어난 새로운 식문화라 해서 그래도 맛은 봐야지라는 생각에 스프카레 맛집을 찾아 먹어봤는데, 너무 환상적으로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ㅎㅎ
♠ 먹거리 ③ : 오타루 맛집 '하다즈시'에서 맛본 인생 스시
스시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오타루에서 인생 스시를 맛보았다. 너무 맛있어서 가게 주인이자 셰프인 분과 기념사진 촬영까지 했다. 스시 11피스와 대게 미소국이 2,700엔 정도. 같이 곁들인 생맥주 맛도 일품이었다.
♠ 먹거리 ④ : 하코다테 새벽시장에서 맛본 '카이센돈'
하코다테역 맞은편의 수산시장에서는 매일 새벽시장이 열리는데 신선한 해산물이 판매되고 있고, 식당가에는 아침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이른 시간부터 붐빈다. 가격은 700엔 ~ 2,000엔 사이로 카이센돈을 비롯해 다양한 음식들이 있다.
♠ 먹거리 ⑤ : 이자카야에서 맛본 여러 종류의 술과 안주거리 음식
홋카이도에서 마시는 생맥주는 어느 지역에서든 다 맛이 깊고 맛있다. 스파클링 사케, 막걸리 맛 사케, 가게에서 직접 제조한 사케 등 다양한 사케를 맛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다. 꼬치구이 등 여러 안주들도 다 기본 이상의 맛을 지니고 있다.
♠ 먹거리 ⑥ : 기차여행에서 맛본 다채로운 에키벤(도시락)
유뷰초밥이 이렇게 맛있을 수도 있다니. 기차에서만 판매하는 아이스크림도 정말 맛있다.
♠ 기념품
먹거리로만 기념품을 사보기는 해외여행을 다닌 이래 처음. 멜론 맛 젤리, 스프카레 분말, 게맛 라멘, 옥수수맛 과자.
이번 홋카이도 레일패스를 이용한 4박 5일간의 여행은 다양한 볼거리 & 먹거리로 100점 만점에 99점을 주고 싶은 즐거운 여행이었다. 홋카이도는 겨울에 가야 제 맛이라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이른 여름, 조금은 비수기인 시기에 여유로운 여행을 즐겨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홋카이도 동부 지역의 시레토고, 쿠시로 지역을 여행하며 홋카이도의 자연을 만끽해보고 싶다. 겨울철이라면 유빙도 볼 수 있다고 한다.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