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angha Jul 11. 2019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 이본 취나드


짬날 때마다 회사 도서관에서 매거진 B 과월호를 보고 있다. 좋아하는 브랜드를 팬심으로 보기도 하고, 덕분에 잘 몰랐던 브랜드의 팬이 되기도 하는데 이번엔 후자에 속한다. 파타고니아는 오랫동안 동경해온 땅(우슈아이아..!!!!)이라, 그 이름을 따왔단 것만으로도 일단 호감이었다. 그리고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 호감은 배가 됐다. 결국 레퍼런스 책이며 영상물을 메모하기 시작했고, 가장 먼저 찾아본 것이 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취나드가 쓴 이 책이다.


주옥같은 내용이 많지만 그건 발췌보다 책을 통으로 읽어야만 흡수할 수 있다. 멋진 표현이나 인사이트를 한두 단락으로 담아낸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그들의 일해온 방식과 고민을 쭉 따라가다보면 '파타고니아' 다섯 글자가 달리 느껴진다. 기업을 운영하며 궁극적으로 실현하고 싶은 목표, 제품을 만들 때 고민하는 점들과 판단 기준,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식, 팀을 이루고 함께 일하는 방식 등등 하나부터 열까지 '이게 가능할까', '이래도 될까' 싶은 이야기다. 그런데 다 읽고 나면, '그래 이런 것도 가능해야지', '이러면 안 된다고 누가 그랬어' 싶은 생각이 든다. 이상화하지 않더라도, 분명 이들의 시도와 성취엔 그만큼 남다른 면이 있다. 그 원동력은 더 나아질 수 있고, 더 잘할 수 있다는 믿음 혹은 결핍 아닐까. make it better.


p.268

통상 유목민들이 계절이 바뀌거나 먹일 풀이 다했을 때 옮겨가는 줄 알지만, 여러가지 조건이 순조로울 때라도 지도자들이 보기에 뭔가 나태하고 안주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면 지체없이 짐을 싸게 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현명한 지도자들은 아직 기운이 있을 때 옮겨가지 않으면, 위기가 닥쳤을 때 모든 것을 다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로빈슨 제퍼스(Robinson Jeffers)는 "쾌적한 평화와 안전의 한가운데 있을 때 갑자기 다가드는 인간 영혼의 죽음"을 설파한 바 있다.

이 책을 끝내면서


생각해보면 내 라이프 스타일과는 참 맞지 않는 브랜드다. outdoor activity라니...!! 내가 서프보드를 쓸 리 없고, 등산용품도 딱히... 그래 역시나 없다. 그래도 피톤 하나쯤은 갖고 싶어진다. 그만큼 멋진 브랜드, 파타고니아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자 / 김영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