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돌은 지구가 되라는 지시를 받았다 처음에는 모래 속에 개미가 되어 습하고 어두운 땅속을 비집고 다녔고 설산의 개가 되어 토끼를 물어 죽였다 이번에는 바다로 가볼까 깊고 깊은 바닷속에서 강력한 수압과 동시에 지상에서 느끼지 못한 자유로움을 느꼈다
하늘을 날아 지금까지 거쳐 온 모든 생물들의 머리를 내려다보았다 이제 무엇이 되어야 할까 뾰족한 발톱으로 나뭇가지를 움켜잡자 앞 선 고민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나무가 되어 천천히 지긋이 흙을 움켜잡았다 대지를 멈춰 세우고 그릇을 만들어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담아 바다를 만들어 생물들을 키워냈다 이제야 지구가 돼버린 돌 영겁의 시간이 지나 돌은 수많은 슬픔과 기쁨이 침전된 우주로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영원한 외로움 그 속으로 전으로 돌아가 돌은 그렇게 돌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