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을 헤매다가 일어나 구겨진 얼굴로 변기 앞에 섰다. 소변을 누는데 멀리 바닥에 발톱 치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리니 개 한 마리가 기지개를 켜고 바닥에 앉아 뭐라도 던져줄지 기대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나는 수도꼭지를 틀어 손을 닦은 뒤 가늘게 뜬 눈으로 어둠 속에서 부딪히지 않으려 조심히 발을 옮긴다. 침대 도착해 이불을 들었다 놓으니 개가 아까와 같은 자세로 침대 밑에서 쳐다보고 있다. 자라고 손을 저어 본다. 엉덩이를 흔들면서 자던 곳으로 돌아간다. "같이 산다고 다 네 마음처럼 되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