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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지훈 Oct 25. 2015

청춘 FC 종영

애초부터 고양 원더스와는 다른, 방송이 주축이 된 프로젝트임을 알면서도, 무척 재미있게 봤다.

내가 프로그램을 좋아한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이 진정 원하던 꿈을 끝내 이루지 못한 청춘들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전제를 깔아 놓은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실업자가 넘쳐나고 정부와 지도자가 하루가 멀다하고 미친 짓을 일삼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조금이나마 희망을 얻으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었다.

어느 순간부터 청춘 FC는 K3 리그의 중상위권 정도 수준이라는 누군가의 냉정한 말 한 마디에 동의하게 되었다. 그렇게 그들의 실력이 챌린지 리그와도 큰 격차가 있음을 알면서도, 나는 잘 되길 바랐다. 유럽 전지훈련 등을 거치면서 팀워크와 개인기 모두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5개월은 너무 짧았다. 그리고 10월 초부터 종영 직후인 현재까지 과연 이 프로그램이 바람직한 기획이었냐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내가 보기에 [이거 괜찮은 기획입니다!]라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이라는 것을 주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본다.

단, 챌린지 리그와 K리그 클래식의 리그 일정을 확실하게 고려하지 않은 채, 방송국의 힘을 통해 강행한 몇몇 경기는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지적받아야 마땅하다. 방송사는 K리그 팬에게 쌍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다.

카더라 통신에 따르면, 선수 중에서 서너 명 정도가 프로팀에 간다는 것 같은데... 그나마 내 예상보다는 나은 수준이다. 솔직히 나는 한 명도 좋은 소식을 얻지 못 할 줄 알았다. 청춘 FC 선수들도 고양 원더스 선수들처럼 어떻게든 어떤 팀에라도 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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