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디지털 표류기 4

와콤 태블릿 칼럼 기고 < 스토리텔링에서 길을 찾다 >

by SE HO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가 도래했고, 부도에 빠졌던 국가도 안정을 찾아갔다. 우울했던 경제도 초고속 인터넷 기반의 닷컴 붐으로 급격히 활황을 맞이하게 된다.


너도 나도 홈페이지를 만들고 회사들은 사이트를 개설하였고, 인터넷은 무조건 돈이 된다 하여 투자자들과 개미들의 뭉칫돈들이 주식시장으로 모여들었다. 오프라인 사업들이 온라인으로 전환되었고, 전국 어디서나 구매를 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들이 오픈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다.


필자는 대구에서 온라인 티셔츠 사업을 하는 TLOVE와 국내 최초 프린트 티셔츠 페스티벌 개최와 티셔츠 브랜드 '티왕'을 론칭하여 캐릭터 티셔츠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한다. 멸종 위기종의 동물 캐릭터를 중심으로 100여 종의 친환경 티셔츠를 제작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대만 등에도 판매가 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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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의 동물 티셔츠를 통해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티셔츠 페스티벌에서는 자연과 사람이라는 주제로 그림과 사진을 공모받아 무염색 티셔츠에 프린트를 하여 성남 디자인 센터에서 전시를 하였다.

그 당시 스토리텔링이 담긴 티셔츠가 아직 생소한 시기였지만 온라인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찾던 수요자들을 만날 수 있었고, 불가능하게 보였던 해외 판매도 성사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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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월드컵을 정점으로 온라인 티셔츠 브랜드들이 경쟁이 심화되고, 카피 제품들이 넘쳐났다.

그리고 미국발 닷컴 버블 붕괴로 온라인 사이트만 있고 기술력이 없던 회사들이 일제히 정리되고 있었다.

온라인 관련 사업들이 줄줄이 좌초되고, 우리에게도 위기가 닥쳤다. 티셔츠 판매는 부진했고, 티셔츠 페스티벌의 개최도 불투명해졌다.


그래서 온라인 티셔츠 브랜드에서 디자인 문구 브랜드로 전환하여 오프라인으로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온라인 티셔츠 브랜드 '티왕'을 접고, 티셔츠에 사용한 동물 캐릭터를 지류, 필기류, 잡화등에 적용하여 문구 제품을 제작한다.


디자인 문구 브랜드 '큐몬'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교보문고 핫트랙스 오프라인 샵에 입점을 시도하였지만

사진과 타이포 위주의 디자인이었던 타 브랜드들과 달리 캐릭터 디자인을 적용한 문구류라 입점 거부를 당한다. 아동용 같아 2~30대 젊은 여성들에게는 어필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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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이 위기를 다시 스토리텔링 방법으로 극복해 나갔다. 문구 디자인에 적용된 동물 캐릭터 24종의 24개의 동화 스토리를 창작하여 '애니멀킹덤'이라는 매뉴얼 북을 제작하였다. 행복한 돼지가 날아다니는 이야기, 붉은 코끼리가 붉게 된 이유, 악어가 검은 우산을 쓰게 된 사연 등을 그림책 형식으로 쓰고 그렸고, 각 동물의 이야기가 문구에 적용되는 과정 등을 매뉴얼 북에 담았다.


매뉴얼 북을 일본어로 번역해서 일본 문구 페스티벌에도 참여했고, 일본 문구샵에 입점하는 계약을 맺게 된다. 이 계약서와 매뉴얼 북 덕분에 교보문구와 다시 입점 협상을 진행했고, 교보문고 전국 매장에 입점하게 된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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