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4편
그래도 모처럼 찾은 가슴 뛰는 프로젝트를,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낼 순 없었다.
우선 인터뷰 대상자인 '동갑'의 개념부터 정의해야 했다. 처음에는 나와 같은 99년생을 인터뷰하려고 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 99년생은 계속 나이 들어갈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정말 담아내고 싶은 것은 우리가 통과하고 있는 이십대 중후반의 '이 시기'이므로, 출생연도보다는 나이를 강조하기로 했다.
나는 99년 8월생이기에, 이 글을 쓰는 2026년 봄 시점에는 연 나이 28세 만 나이 26세다. 망할, 나이를 내세우려고 했는데 한국은 나이도 복잡하다. 고민 끝에 대다수의 99년생이 속한 법적 나이인 27세로 타협하고 00년생~98년생까지 인터뷰이로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인터뷰 프로젝트는 '스물일곱 살 인터뷰 프로젝트'가 되었다. 일단 내가 대상자이기 때문에 셀프인터뷰를 할 수 있다.(오예. 인터뷰 한 편 구했다ㅋㅋ)
또 다른 스물일곱 살을 찾기 위해 지인 몇 명에게 용기를 내어 연락하기로 했다.
뭐라고 메시지를 보내야 할지부터 문제였다. 내 프로젝트를 뭐라고 소개해야 하지?
스물일곱 살 인터뷰 시리즈? 아니야, '인터뷰'라고 하면 너무 부담스러울 거야.
그럼 스물일곱 살 '근황 토크'? 가벼운 '커피챗'? 아예 이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고 할까?
왜 이런 일을 하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하지?
나 이렇게 소심한데 이런 인터뷰해도 되는 거야? 거의 미쳐가고 있었다...
메시지를 썼다 지웠다 전전긍긍하다가, 사이비나 다단계처럼 보이진 않을까 마음 졸이다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 머리를 쥐어뜯었다. 멋있게 '구술사', '세대 아카이빙' 같은 단어를 넣기도 했고, 부담 없도록 '카페에서 수다 떨듯이' 같은 표현을 쓰기도 했다.
메시지를 보내놓고서도 썸 타는 사람의 답신을 기다리듯이 애간장을 절절 태웠다. 연락을 받은 지인들은 프로젝트 이름이나 주제가 무엇인지, 최종적인 목표가 있는지 등을 물어왔다. 나는 스스로도 채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을 주워 삼키고 포장해 가며 어찌어찌 대답했다. 그러자, 참여하고 싶다거나 누군가를 소개해주겠다는 등의 긍정적인 반응이 돌아왔다!
솔직히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감동이었다. 내가 봐도 무지렁이인 나를 지지하고 응원해 주다니.
돌아보면 애초에 인터뷰를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던 것도 고민 상담을 하던 도중이었는데, 물꼬가 트이는 것도 대화에 의해서였다. 두렵지만 내 생각과 고민을 말하고 다니는 일의 필요성을 느낀 순간이었다.
회사 밖 기댈 곳이 되어준 지인들 덕분에 프로젝트 시동을 걸어볼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간 셀프 인터뷰부터 스물일곱 살들의 인터뷰를 앞으로 조금씩 업로드해보려고 한다. 일단은 나를 포함해서 총 10명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 목표다.
특별한 사연이나 화려한 말솜씨는 전혀 필요 없다. 프로젝트 취지에 공감하고, 나의 지금을 기록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조건 없이 환영이다. 사실, 지금 인터뷰이 한 명 한 명이 절실한 상황이라 연락 주면 두 손 두 발 들고 뛰쳐나갈 자신이 있다. 이야기하면서 함께 프로젝트를 만들어가고 싶은 00-98년생이 있다면 댓글, 인스타그램 DM 등으로 연락 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