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에 벼가 벌써 누렇게 변하고 있다.
너네 집 주변도 변해가고 있겠지
너무 더워 못살겠다 할 때가 불과 며칠 전인데
벌써 아침저녁 서늘한 바람에
마음이 설레는 계절이 되었네.
햇살은 따사롭고 화창해서 놀러 가고 싶어진다 아무 걱정 없이 말이야.
너에게도 그런 세월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넌 그렇게 될 거야
너의 이쁜 마음이 너의 인생을 그렇게 만들 거야 오늘도 으쌰 으쌰 힘내자."
시 한 편을 뚝딱 적어서
톡으로 보내주신 시어머니
그 감성에 오늘도 나는 혀를 내두른다.
글로성장연구소에 초대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내 신변이 위태로울 것 같아
차마 그 짓은 못하겠다.
입추가 지나기 무섭게 휑하니 가버리던 여름이
올해는 어찌 된 일인지 처서가 지나간지가 한참인데도 뭐가 아쉬운 듯 자꾸만 뒤돌아보며 갈듯 말 듯 망설인다.
그 망설임이 길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여름과 가을이 공존하는 흔치 않은 계절 속
이 완벽한 온도가, 이 안성맞춤한 바람이
조금 더 오래 머무르길 바라본다.
그러니 여름아
가을이 온다고 너무 서두르지 말어라.
계절이 바뀌는 것에도 나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더라.
#가을 #여름 #계절 #이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