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경험은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앞선 글에서 이야기 말씀 드렸듯 아직도 면접은 여전히 ~ing입니다. 오늘 기대하지 않았던 서류합격(신입/PM) 알림을 받아, 금일 오후에 전화면접을 진행하고 다음 주 월요일에도 면접일정이 잡히게 되었습니다. 두 군데 모두 B2B SaaS 프로덕트를 만드는 회사 입니다.
오늘은 부끄러움의 회고일지를 작성하고 신입/주니어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기 위해 글을 작성해봅니다.
합격 소식을 알리고, 여러 곳에서 축하를 받으면서 조금은 우쭐했다는 마음을 성토하고 싶습니다. PM스쿨에서 단 한번도 우수 과제에 선정 된적이 없는 제가 가장 먼저 취업이라뇨. 그동안 동기님들을 보면서 생긴 부러움이 꽤 많은 보상심리로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취업시기와 무관하게 서비스기획자/PM으로서의 역량과 잠재력은 저 보다 동기님들이 뛰어나다는 것을 순간적으로 망각했던 것 같습니다.
PM스쿨 동기님들은 정말 대단합니다. 배우는 속도도 빠르고, 배우려는 욕구와 의지가 있으며 비즈니스적으로 신규 서비스를 기획 해오시는 걸 뜯어보면,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서비스를 기획해오십니다.(사실 비즈니스에 대한 부분의 강의는 PM스쿨에 없어서 이런 부분을 볼 때 마다 놀랍니다.) 심지어, 시장성 검증만 된다면 창업을 해도 될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생각 해보면, 주니어가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와 유니크한 고객특성을 고려해 신규 서비스 기획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아주 유의미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신사업을 이끌 수 있는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 될 수 있는 간접지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멋졌습니다.
동기님들의 타겟 고객에 대한 특징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해당 근거를 바탕으로 서비스 기획을 논리적으로 진행해 나가는 모습들을 보면 감탄하곤 합니다. 물론, 저도 나름 곧 주니어 서비스 기획자로 커리어를 시작하는 입장이라 피드백 드릴 수 있는게 있습니다. 가끔은 너무 논리적인 것에만 집중하다보면, 상식적인 차원의 부분을 놓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이고 저 또한 그런 실수를 합니다. 그러니 주니어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 문제를 발견하고 스스로 변화 발전하는 모습이 신입/주니어 attitude의 핵심이니까요.
오늘 아침에 날아온 서류 합격 소식은 꽤나 기뻤습니다. 제가 가고 싶은 회사 목록에 있는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글 초입에 제시한 성공경험에 취해있었고 내가 정말 서비스 기획/Product management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한 것 같은 사람인양 면접 내에서 행동하게 되었습니다.
또,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상에서 해당 서비스에서 높히 평가 받았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부분이 제 전문성을 대변한다는 말도 안돼는 생각을 하기 시작 했습니다. 주니어가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을 순식간에 놓아버린 것입니다. 그렇게 저는 좋아하는 회사 앞에서 신입이 가져야 할 배움의 의지와 겸손함을 놓쳤습니다. 내 인생 최대의 실수.
이건 마치 제가 좋아하는 우영우 변호사가 했던 실수인, 애송이와 같은 행동이었습니다.
사실 면접 상황을 복기해보면, 면접관님이 제게 화를 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정말 가고 싶은 회사였기에, 담당자님에게 실례를 무릎쓰고 메시지를 드렸습니다.
면접관님은 이미 애송이처럼 구는 제게 유선상으로도 기회를 여러번 주셨고 저는 이미 결과를 기대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저 감사함을 표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부족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PM(신입) 직무에 지원한 이유와 회사에서 PM 직무를 통해 기대하는 바를 서면으로 제출 해달라고 요청 받았습니다.
요청받은 내용은
1. 지원동기 보충 설명
2. 회사에서 어떤 PM이 되고 싶은지
면접 족보 질문 중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인 지원 동기와 회사에서의 나의 모습을 설명하는 것이었는데 이 부분에서 애송이의 면모를 보였고 장담 컨데 평가 점수는 0점이었을 것 입니다.
중간에 자꾸 B2B SaaS 프로덕트에 대해 언급하고 사전 질문이 너무 답답하셨는지 B2B SaaS 프로덕트가 뭔지 물어보기도 하셨습니다.
이때 질문을 받았을 때, 아차 싶었습니다. 이미 사전질문을 통해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비춰졌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보내고 나서도 많이 후회하고, 너무 후회가 된 나머지 심지어 책상에 엎드려서 울기까지 했습니다. 이 경험은 단순히 면접을 망친게 아니라, 제가 직업적으로 가져야 하는 프로정신을 스스로 훼손한 일임을 깨달았기 때문에 후회가 막심했습니다.
이 글을 혹시 보시는 분이 계시다면, 저 같은 실수는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물론, 누가 이런 애송이 같은 실수를 하겠냐만은.. ㅠ ㅡ ㅠ
사실, 이렇게 회사에 민폐를 끼친 것을 인지했기 때문에, 저는 사전과제 / 1차 면접으로 이어지는 것 조차 기대하지 않습니다. 이미, 너무 안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저는 떨어져도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합불 여부 보다도 더더더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실수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는 것입니다.
성공경험은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미 합격한 회사에서도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하고 꾸준히 성장해 나가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