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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림 Jun 28. 2020

저는 ENFJ인데요

ENFJ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어디든 달려갈 거에요 

6월 28일 일요일 오전 8시 59분 

기록자 : 야림 

날씨 : 어제의 무더위가 가시고 드디어 시원한 비 


수년 째 MBTI 검사를 해도 나는 늘 ENFJ만 나온다. 세부 사항의 구성비율이 달라지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ENFJ를 벗어나는 일은 없었다. ENFJ의 성향 중 가장 나 스스로도 납득하고 마는 것들을 몇개 일단 써보자면 ... 이라고 쓰고 나무위키에서 발췌한 ENFJ의 모든 게 다 나라서... 격하게 공감되는 것'만' 추렸는데도 이정도다.


마음이 약하고 남의 의견에 동화를 잘하는 편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남에게 잘 맞춘다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하지 못하다

거절을 잘 못하는 편이고 상대방을 지나치게 배려하거나 타인의 필요를 지나치게 생각한다

타인의 성장을 돕고 옆에서 영향을 미칠 때 보람을 느낀다

타인의 문제를 본인의 문제처럼 여기고 지나치게 관여하는 경우가 많다

타인에게 인정과 칭찬을 받는 일에서 열중할 수 있다

타인에게는 관대하지만 본인에게는 매우 엄격하다

적극적이고 추진력이 강한 편이다

좀 어렵게 생각되는 일도 되는 쪽으로 몰고 간다

어떤 일이든지 비판적인 시각보다는 긍정적으로 보려는 시각이 강하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어한다

다른 사람들과 별 어려움 없이 잘 어울리며, 특히 사람들과 직접 얼굴을 보고 의사소통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사람 중독이다. 사람을 너무 좋아하고 자신에게 향하는 관심만큼 타인에게도 관심이 너무 많다. 전날 친구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다음날 내내 머릿속에 남아, 설거지를 하다가도 샤워를 하다가도 계속 생각나 그날의 상황을 곱씹는다. 심지어 '그 때 이런 말을 해주었더라면', '지금은 그 친구 괜찮을까?', '나라면 어땠을까' 등등 수많은 상황 속 상황을 만들어 끊임없이 생각한다. 

누군가 나를 필요로한다는 사실은 나를 두근거리게 한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라고 믿기 때문에 나라는 존재를 분명히 인식하고 나를 찾아와 준 사람이 고맙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사람에게 더 마음이 쓰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있는 힘껏 도와주고 싶다. 그러나 성향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나같지 않음을 나도 안다. 아무리 내가 좋은 의도로 무언가를 하려고 해도 지나치게 내 방식대로 끌어 당겼다가는 상대방이 지치고 피곤하다고 느낄 지도 모른다. 내가 소중히 하고싶은 사람의 고민과 고충을 해소해주고싶다!는 마음 하나 뿐이었으나 그것이 부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 이후로는 점점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어렵고 조심스러워졌다. 평소 같았으면 '지난 번에 말한 건 어떻게 되고 있어?'라든지, '요즘은 어때?'라는 말을 쉬이 건넸을 텐데 이제는 더이상 그런 말을 입밖에 내놓지 않게 됐다. 상대방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한. 아예 말을 안 꺼내는 방식으로든, 지나치게 간섭하려하지 않는 방식으로든, 늘 신경쓰고 있지만 사실.. ENFJ인 내게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글을 읽으실 ENFJ분들, 일반화라면 죄송합니다) 그래서 말을 줄이는 대신 그저 평소처럼 늘 곁에 있어주기로 했다. 어떠한 말도 필요 없이 그냥 한결같은 태도로  '늘 네 곁엔 내가 있어. 안심해'라는 믿음을 주고싶다. 물론 그러다가도 상대방이 어떤 이야기를 힘겹게, 혹은 나의 조언을 듣고 싶어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면 적절한 온도의 적절한 말로 내 마음을 잘 전하고 싶다. 그렇게 전한 나의 말이 동기부여가 되거나, 나와 있었던 일을 계기로 그 사람이 성장하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 


그러니 누구든 힘들 땐 저를 찾아오세요. 같이 차 한 잔 하고 이야기 나눕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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