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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한PD Feb 24. 2021

유튜브에서 첫 급여(?) 받은 날

독한PD 에세이

오늘 구글 유튜브에서 첫 급여(?)를 받았다. 급여를 받기 전에 은행 직원에게 먼저 연락이 와서 깜짝 놀랐다. 수수료 1만 원 정도 떼고 약 18만 원 정도가 입금된다고 했다. 올 초에 구독자 1000명 4000시간 시청 누적 시간 달성이 돼서 구글 애드센스 핀번호가 집 우편으로 날아온 것도 신기했다. 반신반의하며 핀번호를 입력하고 SC은행 내 계좌와 연결했다. 


"정말 돈이 들어온다고...?" 


유튜브로 돈 번다는 사람들은 나에게 있어 아주 먼 이야기였다. 또한 광고 수익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렇게 큰 기대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오늘 진짜 돈이 입금됐다. 그것도 유튜브라는 대 플랫폼을 보유한 구글이라는 곳에서 보내왔다. 수수료 떼고 받은 금액은 총 183,100원. 계좌에 입금된 금액을 보자마자 눈물이 찡했다.




지난 1년 4개월간 내 유튜브 채널 <독한사람들>에 쏟았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처음 유튜브에 도전하면서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했던 그 순간부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이곳저곳을 다니며 인터뷰했던 시간들이 내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본업으로 일하고 있는 영상 제작도 힘든데 내가 유튜브를 즐겁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였다. 


'콘텐츠의 주인이 방송국 것이 아닌 내 것이라는 것'

방송 프로그램 제작으로 13년을 넘게 먹고 살아왔다. 잠시 방송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유튜브 세계로 들어왔던 이유는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실패하던 성공하던 지금 아니면 앞으로도 평생 못할 것만 같았다. 그래서 눈 딱 감고 주변 사람들 의식도 떨쳐내기 위해 노력하며 알에서 깨어 나오는 심정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13년 동안 카메라 뒤에 있다가 앞에 나와서 '배우' 놀이하는 것이 굉장히 낯설고 부끄러웠다. 


더군다나 나는 내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남들 앞에 서면 지금도 유독 긴장되고 떨린다. 하지만 그 벽을 깨보고 싶었다.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유튜브를 통해서 알고 싶었다. 나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결코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1년 4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채널의 구독자는 1900명. 그리고 내 눈앞에 노력한 결실의 숫자가 보였다. 


183,100원.


사실 내 시간 쪼개가며 쓴 비용과 시간 그리고 에너지를 생각하면 정말 적은 금액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정말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내 플랫폼에서 내가 만든 콘텐츠로 순수하게 번 돈이기 때문이다. 정말 감격스러웠다.


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애드센스 수익보다 더 많은 것들을 얻었고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외적으로는 '강사'라는 타이틀도 달아서 지금도 강의를 하고 있고, 500여 명이 넘는 오픈 채팅방 <초보 유튜버 단톡방> 커뮤니티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적으로는 영상에 내 모습이 자주 노출되면서 자존감도 올라갈 수 있었다. 유튜브를 통해 나를 받아들이는 과정의 시간을 통해서 나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내가 유튜브를 하지 않았다면 결코 벌어지지 않았을 일들이다.


또한 영상 고수들의 감각적인 유튜브 채널을 보면서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도 느꼈다. 그래서 영상에 대해 많이 배워야 할 것들도 많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동안 해왔던 방송 편집에만 길들여져 있었기 때문에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촬영과 편집 방법을 시도해보기도 했다. 


지금 시점에서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모르겠다. 그냥 지금처럼 즐기면서 영상을 제작하고 싶다. 물론 현실도 생각해야 한다. 요즘에는 그 고민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 


앞으로도 구독자와 조회수를 올리기 위한 자극적인 콘텐츠가 아니라 세상을 바꿀 선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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